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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호텔 학교 지망생들이 모르는 사실이지만, 한국에 이름이 알려진 유명 호텔 학교 입학생들 중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맛보기 프로그램들에 다녀간 학생들이 꽤 있다. 그 이유는 이런 방학 프로그램들에 가면 실제 호텔학교에서 재직하고 계신 교수님들께 수업을 듣고,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을 뿐더러 이력서와 에세이를 작성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프로그램 졸업생들은 보통 연락을 이어가고, 그 중에는 같은 대학에 합격하는 학생들이 여럿 있다.

 

보통 스위스의 여름 학교(Summer Academy)가 유명한데, 로잔과 레로쉐의 경우 각각의 스위스 캠퍼스에서 진행되는 7일 프로그램이 있다. 글리옹의 경우 조금 독특한데, 다른 두 학교들보다 1주일이 더 길고, 스위스 본교가 아닌 런던 분교에서 이루어진다. 첫 번째 주는 다른 학교들처럼 교육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고, 두 번째 주는 관광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교육과정은 세 학교 모두 비슷하다. 이러한 캠프들은 영어 성적이 대학교 입학 기준과 맞먹는 것으로 유명한데, 교육 과목들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o 학교 소개(사실상 학교 홍보)

o 와인용 포도밭 및 인근 호텔 방문(Vineyard & Hotel Visit)

o 응대 산업의 이해(Introduction to Hospitality Sector)

o 주방 구성(Kitchen Organization)

o 서비스 병법(Service Methodology)

o 호텔 경영 시뮬레이션(Hotel Management Simulation)

o 팀 스포츠 활동 및 갈라 디너(Team Sports & Gala Dinner)

 

이때, 호텔과 레스토랑 산업을 비롯한 서비스 산업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배우고 나면, 다른 모든 활동들은 팀으로 하게 된다. 특히, 주방 시뮬레이션을 할 때 팀으로 코스 요리 등을 하게 되는데 구성원들과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서비스 이론 수업에서는 하우스키핑과 칵테일 서빙 등 다채로운 호스피탤리티 산업에서의 최상급 서비스 기법을 배우게 된다. 또한 호텔 비즈니스 시뮬레이션 세미나에서는 학교마다 조금씩 내용이 다르지만, 실제로 학생들이 호텔과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구성원이 되어 보는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또한, 근처의 유명한 포도밭과 특급 호텔을 견학해서 자신이 배운 이론들이 실무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도 알 수 있다고 한다.

 

비록 세 학교의 프로그램 FAQ에는 이 프로그램에 합격했다고 해서 해당 대학 입시에 이득을 주지 않는다고 쓰여 있기는 하나, 훗날 호텔학교에 진학했을 때 어떤 교육을 받는지, 그 분위기는 어떤지 미리 알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비용인데, 로잔의 경우 1주일간의 여름 학교 학비는 500만원 가량이 든다. 다만 로잔은 30명 가량의 소수 인원만 뽑아 토론식 교육 및 개별적인 관리를 해주는 것으로 유명해서 교육의 질이 그만큼 높다. 로잔의 여름학교보다는 뽑는 인원 수가 더 많은 레로쉐의 경우 300만원 초반 대이다. 또한, 일찍 등록하면 15%를 할인해주기 때문에 한국의 특목고나 대학에서 운영하는 영어 캠프보다도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 글리옹의 경우 영국에서 2주일이나 머무는 탓에 400만원 초반대의 비용이 소모된다. 항공편과 개인 경비를 포함하면 더 큰 비용이 발생하니 이런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유의하기 바란다.물론 캠프에 갔다고 해서 특혜를 받지는 않지만, 향후 이력서나 에세이에 잠깐일지라도 그 학교에서 생활하고 공부한 경험을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것은  좋은 기회이다. 그리고 이 곳에서 겪은 일들이 자신의 소중한 경험이 되었음을 이력서나 에세이에서 언급한다면 다시금 다른 지원자들과의 차별을 꾀해볼 수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만약 프로그램에 성실히 임하여 교수들에게 개인적으로 좋은 인상을 남겼거나 지속적으로 연락이 닿는다면 실제로 지원 시 많은 도움이 되리라 예상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내신 성적과 어학 실력, 그리고 업무 경험이 평균 이하인데 대학 합격율을 높일 심산으로 무작정 부모님께 캠프에 보내달라고 떼 쓰진 말자. 요즘 많이 쓰는 속어인 등골브레이커가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

 

코넬의 경우, 호텔 경영 관리: 이윤 극대화 기법(Hotel Operations Management: Tactics for Profitability)라는 수업이 있다. HADM 1101로 불리는 이 수업은 실제로 미국의 10, 11, 12학년으로 올라가는 학생들이 여름방학 동안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이다. 이 수업은 코넬의 호텔경영학부 1학년 때 수강할 과목들의 엑기스만을 3주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스위스 3대 학교들에서 제공하는 여름 학교 프로그램보다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이 수업에 등록한 학생들은 월요일에서 금요일 내내 8:30부터 11:30까지 이루어지고, 점심 시간 이후 12:30부터 15:30까지 이루어지는 살인적인 학사일정을 6월 하순부터 7월 중순까지 견뎌내야 한다. 또한 금요일과 토요일을 제외한 수강 기간에는 필수 학습 시간(Required Study Hall Time)이라고 해서 16:00부터 18:00까지 도서관이나 강당에서 강제로(!) 공부를 해야 한다수업은 호텔 산업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호텔 업계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소유권 형태, 그리고 럭셔리 호텔과 중저가 호텔, 전통적인 메이커 호텔(tranditonal brand), 프랜차이즈(Franchisers), 그리고 개인 호텔(Independent hotel)등의 가치 추구와 경영 전략, 그리고 기업 구조를 배운다. 이 때, 호텔 세계를 움직이는 거대 체인들인 윈드햄(Wyndham Worldwide), 인터콘티넨탈 호텔스 그룹(IHG), 메리어트(Marriott), 아코르(Accor), 초이스(Choice), 힐튼(Hilton), 베스트 웨스턴(Best Western), 스타우드(Starwood), 칼슨(Carlson), 그리고 하얏트(Hyatt)등의 역사와 현재를 배운다.

 

다음으로 특정 호텔을 골라 그 호텔의 부서들과, 경영진, 조직도, 기능, 그리고 이들과 고객 만족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입과 지출의 관리 체계를 공부하는데, 보통의 특급 호텔에서 볼 수 있는 회계 및 통계 자료들을 사용한다. 이와 병행해서 학생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위드와 프레젼테이션, 그리고 엑셀를 이용해서 실제 경영 세계에서 상용되는 메모와 리포트 작성법을 배우고, 수리적 분석법과 효율적인 발표법을 배우게 된다마지막으로, 그 유명한 CHESS 호텔 시뮬레이션 수업에서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가상의 250객실 호텔을 운영하게 된다. 이 복잡한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학생들은 호텔의 수입 극대화와 비용 최소화로서 이윤 최적화의 과정을 배우게 되며, 고객과 주주의 니즈까지 배우게 된다. 이 프로세스 이후, 수업은 호텔의 경영 실적 및 매출 현황을 분석한 프레젼테이션을 하는 것으로 종강한다.

 

개인적으로, 이 수업에 한번 가 보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객관적으로도 300만원 후반의 교육비로 3주 동안이나 실제 코넬의 학부생부터 대학원생들까지 가르치는 두 노교수들의 수업을 듣는 다는 것은 빼 놓을 수 없는 매력포인트다. 또한, 코넬의 학부생들이 조교로 일하기 때문에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만약 방학 중에 코넬에서 다른 고교생 대상 프로그램을 듣는다면 따로 내야 하는 기숙사비를 더욱 감가상각 시키는데 유용할 듯 하다80여 명이 채 되지 않는 규모에, 수강생이 코넬의 호텔 학교 입학 시 자유 선택 과목에서 3학점이나 인정해준다는 사실 만으로도 미국 호텔 학교 지망생들은 반드시 염두에 둘 프로그램이다(해마다 코넬에서 이 프로그램을 수강한 친구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독자께서 이 수업을 듣고자 한다면, 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수강생들의 후기를 읽어봄과 동시에 이사도어 샤프(Isadore Sharp)의 명저 “사람을 꿈꾸게 만드는 경영자(Four Seasons: The Story of a Business Philosophy)”라는 책을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수업 중에도 인용되는 구절이 꽤 있고, 전반적인  첫 주차 수업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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