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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비즈니스 영어

Real Estate 2016. 6. 4. 02:01

고급 비즈니스 영어 수업은 특이하게 다른 수업들과는 달리 수업에 노트북을 항상 지참해야 하는 과목으로 유명하다. 초급 비즈니스 영어가 중급 비즈니스 영어와는 의외로 굉장히 커리큘럼이 다른데, 중급 비즈니스 영어와 고급 비즈니스 영어는 아예 다른 과목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로 매우 다르다. 사실 고급 비즈니스 영어는 영어능력 자체를 성숙시키는 과목이라기 보다는 최근 비약적인 IT 산업의 발전에 발 맞추어 온라인 세미나, 비디오 컨퍼런스, 스카이프 인터뷰 등 실제로 비즈니스 상황에서 상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성공적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에 대해 학습하는 과목이다.

 

고급 비즈니스 영어의 경우 선택과목이기 때문에 초급과 중급 비즈니스 영어 과목을 무난한 점수로 수강했다면 경쟁이 적은 고급 비즈니스 영어 과목에서는 더 높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실제로 나는 초급 영어보다 중급 영어에서, 중급보다는 고급 영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선택 과목에 특성상 소수 정예로 이루어진데다가 교수님이 개인적인 관심을 주시고 일일이 지적하시기 때문에 정작 평가 시에는 오히려 초, 중급 영어 과정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경험이 있다. 또한 중급 비즈니스 영어처럼 20분씩 프레전테이션을 할 필요가 없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한 핸드노트를 읽을 수 있는 기회도 종종 주어져 훨씬 쉽다. 지금부터 소개할 수업 내용을 보면 내가 왜 고급 비즈니스 영어가 다른 영어과목들보다 더 재미있고 쉬운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평가의 재평가(Take 2)

이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예전에 했던 발표 중 자신이 가장 잘 했거나 가장 뿌듯함을 느꼈던 발표를 다시 하는 것이다. 물론 20분짜리 최종 발표를 할 필요는 없고, A4 1페이지 가량의 스피치 중 하나면 충분하다. 다만 똑같은 발표를 다시 해서 평가받는 데 그치지 않는다. 먼저, , 중급 비즈니스 영어를 들었던 시절 과목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는 자신의 발표 동영상을 다시 시청하고, 자신의 단점을 주욱 적어서 리포트를 제출을 먼저 해야 한다. 그리고 똑같은 발표를 수업에서 해야 하는데, 자신이 예전에는 어떤 부분이 부족해서 이번에는 그 부분에 신경써서 준비했다고 교수님과 다른 학생들에게 먼저 말을 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발표를 하면 확실히 자신의 단점이 다시 드러나지 않도록 신경을 쓰기 때문에 확연히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컨퍼런스 콜(Conference Call)

만약 누군가 코넬에서 영어 수업 중 글을 대놓고 볼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냐고 질문한다면, 바로 이 컨퍼런스 콜 프로젝트가 그 주인공이라고 답하면 된다. 이 프로젝트는 실제 온라인 컨퍼런스 상황을 재현하여 학생들이 서로를 평가하게 된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반 전체가 두 팀으로 나뉘어 한 팀은 크루즈 관련 주제를 다루고 다른 팀은 항공사 관련 주제를 다르게 된다. 주제는 두 팀 모두 조직의 위기에 관하기 때문에 조직원들의 의견이 전부 다르도록 디자인 되어 있다. 학생들은 임원들, 중간 매니저들, 사원들, 주주들, 컨설턴트들, 변호사들과 같이 개인이 각자 다른 역할을 맡아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게 된다. 따라서, 한 팀이 컨퍼런스를 진행하는 동안 다른 한 팀과 교수님이 얼마나 사실감 있게 컨퍼런스에 참여하는지 평가하게 된다. 컨퍼런스는 대본을 준비할 수 있는데다가 노트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준비를 열심히 하고 다른 팀원들이 말하는 것을 잘 듣기만 하면 전혀 어렵지 않다.

 

사교공간에서의 발표(Social Pitch)

이 프로젝트는 자신이 서비스 관련 기술에 대한 창업 아이디어를 정해서 실제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매니저들 앞에서 노트북이나 인쇄된 파워포인트 자료로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5분간 발표해야 한다. 교수님이나 친구들이 아닌 남한테 발표를 해야 하기 때문에 더 긴장해야 하지만, 사실 내용은 전혀 어렵지 않다. 일단 PPT 앞에 서서 관중들을 보고 이야기 해야 하는 일반 발표와는 달리 자신이 설명할 내용을 대놓고 보고 이야기 할 수 있기 때문에 암기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다. 특히 앉아서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스쳐와 아이 컨택이 중요하나, 이 점만 주의하면 자신이 조사한 내용을 남에게 발표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비디오 웅변 촬영(Video Address Recording)

고급 비즈니스 영어에서 유일하게 팀 단위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 이다. 컨퍼런스 콜은 팀끼리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고 즉석에서 평가를 하는 반면, 비디오 촬영 프로젝트는 팀끼리 여러번 연습을 하고 준비가 되었을 때 녹음을 하면 된다. 이 프로젝트는 오후 1번만 할애하면 끝낼 수 있는데, 그 이유가 교수님이 미리 특정 대본을 준비해주시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맥도날드에서 병든 소로 패티를 만든다는 괴담이 돌아 맥도날드의 CEO가 사실 해명과 고객 설득을 동시에 하는 것과 같은 내용이 있다. 대본은 고작 1분 내외로 발표하도록 디자인되어 있기 때문에 몇 번 읽어보면 암기가 가능하다. 준비가 되었을 때 자신의 파트너가 호텔학교에 보유되어 있는 촬영용 카메라를 사용해 녹화를 하고, 그 동영상을 수업 홈페이지에 올리면 된다. 사실 대본을 확대복사하면 파트너에게 부탁해 카메라 위에 들고 있게 한 경우 아예 읽을 수도 있다.

 

스카이프 인터뷰(Video Interview)

아마 스위스 호텔학교 학생들은 스카이프 인터뷰를 입학지원 과정에서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호텔학교들은 면접을 보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스위스 학생들에 비해 면접에 대한 공포심이 많은 편이다. 요즘은 학생들이 타국의 일자리에 많이 취직함에 따라 본의 아니게 면접관 앞에 설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예를 들면 제네바의 호텔학교에 다니던 중 라스베가스에 있는 대형호텔에 관심이 생겨 지원하는 경우 십중팔구 면접은 온라인 상으로 보게 되는데, 그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프트웨어가 바로 스카이프이다. 수업에서는 약 5~7분 가량의 면접을 실제로 교수님과 학생부장과 진행하게 된다. 역시 이 수업에서도 암기할 부분이 전혀 많지 않다. 또한, 평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친구들과 연습을 같이 하는 게 좋다. 특히 소프트웨어 상에서 상대방의 눈이 아닌 카메라를 보고 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팀 코칭(Team Coaching)

팀 코칭 프로젝트는 특이하게 교수님이나 같은 반 학생들에게 평가를 받지 않는다. 사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1, 2, 3 학년 수업들 중에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는 과제들이 여럿 있다. 이 프로젝트는 내가 이 후배들이 발표를 하기 전에 자신이 해당 수업 교수님의 입장이 되어 평가를 해주고 나서, 후배들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고급 비즈니스 영어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내게 되어 있다. 보통 마케팅이나 초, 중급 비즈니스 영어 수업에 팀 단위로 발표를 많이 하기 때문에 이들의 발표 리허설 때 가서 도움을 주면 된다. 사실 학생들이 마지막까지 완벽하게 연습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 정말 많다. 보통은 글로 적어서 자신이 담당한 팀원 개인에게 나누어주면 매우 고마워한다. 아마도 고급 비즈니스 영어 과제들 중 가장 쉽고 보람찬 프로젝트가 아닌가 생각이 된다.

 

<교과서>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Guide to Persuasive Presentations가 바로 이 과목의 교과서이다. 중급 비즈니스 영어의 경우 교과서가 없이 교수님의 PPT 위주의 수업이 진행되었다면 고급 비즈니스 영어 수업의 경우 첫 1주 동안은 빠른 속도로 교과서의 내용을 공부하기 때문에 초, 중급 비즈니스 영어 수업의 핵심을 복습하고 설득력 있는 연설을 준비할 수 있다.

 

<과목에 대한 개인적 평가>

모든 비즈니스 영어 과목이 그렇지만, 고급 비즈니스 영어 과목은 호텔학교에서 배운 경영학 과정 중 가장 실용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안그래도 초, 중급 비즈니스 영어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인 동양계 유학생들은 거의 선택하지 않는다. 한중일 학생에게 상대적으로 쉽고 점수가 잘 나오는 금융학과정도 여러 과목 편성되어 있는데 굳이 미국에서 가장 언어적으로 뛰어난 학생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코넬의 호텔경영학과 4학년들과 영어과목을 또 들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어짜피 대학 졸업 후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원을 가야 하기 때문에 그 동안 영어적인 감각이 줄어들 것을 인식해서 일부러 고급 비즈니스 영어 과목을 신청했다. 사실 초, 중급 비즈니스 영어 시간에 워낙 고생을 해서 케이스 스터디의 경향이 강한 고급 비즈니스 영어는 오히려 훨씬 쉬웠다. 게다가 졸업하는 해 까지 영어 수업을 듣는 미국인 친구들 또한 대단한 아이들이 많았는데, 그들에게 지지 않으려 고작 2학점짜리 7주 과목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다. 이런 과정에서 나는 영어 실력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상황에서의 언어적 감각도 훨씬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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