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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를 지원할 중3 시절에도, 아이비리그를 준비하던 고시절에도, 그리고 경영 대학원을 준비하고 있는 현재도 나는 언제나 생활기록부에 등재된 그놈의 내신 성적 탓에 애를 먹어왔다. 그러나 한국이든, 미국이든, 원하는 명문 대학에 입학을 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내신 관리가 가장 우선순위인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 합격생들 중 해마다 80퍼센트 후반에서 90퍼센트 초반의 학생들이 전교에서 10%이내의 내신 성적을 거두고, 99퍼센트 이상이 전교 25% 이내이다. 한국에서 지원하는 학생들 중 극히 일부의 학생들만이 코넬대 호텔경영학과에 합격할 수 있다는 말이 결코 과언은 아니다.

 

실제로 코넬대학교에서 만난 한국인 유학생 친구들은 다른 명문 대학들을 복수 합격하고 최종적으로 우리 학교를 선택한 경우가 허다하다. 내 같은 과 친구들 중에는 미국의 명문 사립고등학교의 차석졸업생도 있었고, 뉴욕의 과학고 출신도 있었다. 한국의 특목고 출신들의 경우, 국제반의 크기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높은 계열 석차를 받기 힘들다는 점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럴 경우, 만약 코넬에 지원하는 경우 모든 과목에서 적어도 ‘A’에 해당하는 93점 이상을 받고, 가능하다면 97점 이상(A+)을 노려보도록 권유하고 싶다. 사실 유명한 특목고들은 이미 미국과 스위스의 명문 호텔학교들이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최상위권의 내신이 아니라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만약 로잔에 지원하는 경우, 약간의 숨통이 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평균 90(A-)에 해당하는 높은 내신 성적을 목표로 잡고, 적어도 87(B+)이상의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 적어도 9학년 성적을 제출하지 않는 한국 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우, 3학년 2학기 점수가 채 나오기 전에 지원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 사실을 감안할 때 1학년 성적부터 순조로운 출발을 하고, 2학년은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 하고, 3학년 1학기는 무조건 높은 성적을 받도록 해야 한다. 물론 어느 고등학교에나 3년 내내 한결같이 높은 점수를 유지하는 아이들이 있지만, 1학년 성적이 다소 평범했어도 2학년과 3학년 1학기 까지 성적이 지속적으로 향상되어 로잔 스쿨에 당당히 합격하는 사례를 여럿 보았다.

 

만약 스위스의 3대 호텔학교(로잔, 글리옹, 레로쉐)중 로잔을 지원하지 않을 계획이거나 미국의 UNLV MSU, UMass 등 코넬을 제외한 상위권 호텔학교들에 지원할 계획이라면 평균 90점 이상까지는 필수적이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평균 87(B+) 이상을 목표로 하고, 적어도 83(B) 이하의 성적은 어떤 과목이라도 받지 말아야 한다. 또한, 만약 자신이 과외활동이나 에세이, 그리고 표준화시험 점수에 자신이 없다면 다른 지원자들보다 높은 내신성적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내신 성적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이 중요한 물음에 대해 필자의 노하우를 소개한다.


ㅁ 복습보다 100배 더 중요한 예습

ㅁ 플래너(Planner)활용의 생활화  

 

지금부터, 각각의 전략에 대해 하나씩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예습은 복습보다 100배 더 중요하다

전국에서 걸러진 수재들이 진학하는 외국어고등학교 및 자립형 사립고의 유학반에 진학한 학생들의 경우, 학교 명성이 자신을 보호해주리란 믿음으로 내신 성적에 소홀한 학생들이 많다. 다시 말해서, “내가 좋은 고등학교에 왔으니 석차 등급이 조금 떨어져도 학교 명성으로 어떻게 되겠지” 라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큰 오산이다. 어느 학교에서나 경쟁력 있는 내신 성적을 갖추지 못한다면 코넬이나 로잔 같은 최정삽급 호텔 학교로의 직행 티켓을 딸 수가 없다. 더군다나, 이러한 학교들은 이미 미국을 비롯한 영국, 스위스 등에 이미 잘 알려져, 내신을 조작하는 등의 편법은 불가능하다. 또한, 미국이나 영국의 사립 고등학교에서 지원하는 경우도 예외가 없다. 특목고보다 빡빡한 학사 일정에, 과외활동 및 봉사활동을 병행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높은 내신 성적을 유지해야 카운슬러의 눈에 띄고, 학과목 선생님들에게 좋은 추천서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학교 수업 외에도 신경 쓸 것이 많은 한국의 중, 고등학생들은 어떻게 내신 성적 관리를 하면 좋을까? 그 핵심은 바로 효율성이다.  

 

나는 중학교 시절 공부를 절대 열심히 하지 않는 학생이었다. 중학교 재학 시절, 의류와 패션, 그리고 모델 업계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나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온라인 옷 가게를 둘러 보고, 모델 업계의 동향을 살폈다. 학원을 다녀 와서는 모델 관련 기사 거리와 빅토리아 시크릿 사이트를 둘러보았다. 오죽했으면 담임 선생님들 또한 나보고 공부 좀 하라는 소리를 했겠는가.

하지만, 나는 3년 내내 400여명의 학생들 중 전교 10등 내외를 유지했다. 친구들은 내가 벼락치기 신동이거나 머리가 굉장히 좋은 괴짜 학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절대 머리가 좋지 않으며 벼락치기를 열심히 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나는 오로지 수업 시간 이전에 그날 이루어질 수업의 핵심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수업의 핵심을 어떻게 파악하나? 수업 시간에 선생님들이 강조한 내용들만 수 십 가지이고, 교과서에서 빨간색이나 파란색으로, 혹은 밑줄 쳐져 있는 부분을 잘 정리해서 죽어라 공부해도 전혀 머리 속에 그려지지 않는데? 그렇다고 문제집 매 과 처음에 요약되어 있는 부분만 외워서는 그 옆 장의 문제들조차 다 풀 수 없을 것이다. 더욱이, 참고서는 더욱 복잡해서 쓸데없는 부분으로 불필요한 정보마저 더해 뇌 회로를 더욱 복잡하게 구성한다.

 

여러분들이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분들이 예습이 아닌 복습 위주의 학습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있는 중, 고등학교 선생님들 중 적어도 80%는 숙제를 낼 때 이미 가르친 부분으로 모든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이래야 평가에 대한 정당성이 확보되기 때문인데, 사실 이러한 학습 방법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매 수업이 하나의 숲이라고 한다면, 우리 뇌는 먼저 숲을 보고 그 숲의 명확한 경계를 그린 후, 그 숲을 구성하는 동, 식물들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공부할 때 최대한의 기억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복습하는 형식으로 공부를 하면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암기하는 방향으로 학습이 진행되는데, 이는 장기적인 이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 예습은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작업이 아니다. 내일 수업이 있는 과목들의 교과서들을 모두 꺼내, 한 과(Chapter) 정도만 선행을 해도 충분하다. 이 때, 가장 좋은 레이아웃 방법은 바로 마인드 맵(Mind Map)이다. 생각의 지도라는 뜻을 가진 이 두뇌 계발 프로그램은 영국의 유명언론인 토니 부잔(Tony Buzan) 1971년 창시했다. 현재 옥스퍼드와 케임브릿지 대학에서는 공식 과목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 과목의 첫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은 마인드 맵이 방사 사고(Radiant Thinking)라는 거미줄처럼 중심점에서 밖으로 뻗어나가는 모양의 사고 과정을 촉진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그리면서 기록한다면 시야가 넓어지기 때문에 읽고 생각하고 분석하고 기억하는 그 모든 것들을 마음속에 지도를 그리듯 한다면 최대한의 효율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나는 예습을 할 때 외에도 에세이를 비롯한 각종 글을 쓸 때 줄곧 이 방법을 사용하는데, 학습을 할 때와 같이 작문을 할 때 속도나 질 모든 면에서 마인드 맵의 강력함을 몸소 느끼곤 한다. 이때, 색깔과 그림 등 글 외의 요소를 활용했을 때 그 효과는 배가 되기 때문에 마인드 맵은 내일의 수업을 위한 재미있는 낙서 정도로 꾸준히 매일매일 해 나가도록 하자. 언뜻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바로 마인드맵을 활용한 예습법이다.  

  

플래너 사용을 생활화하라

내가 용인의 이현중학교 재학 당시 남자 1등을 줄곧 도맡았던 브라이언(Bryan J. Lee)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중학교 재학 시절, 그는 3년 내내 전과목 평균 99점 가까이 되었었다. 따라서,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이 날릴 때마다 아련하게 그의 이름이 불어오곤 하였다. 물론 나는 영어와 수학 이외에는 별로 공부에 흥미가 없어서 선생님들 사이에는 악동으로 찍혀있었던 그 시절, 브라이언은 외대부속외고 영어과에 입학했고, 옥스퍼드 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하여 현재는 런던에서 수학하고 있다.

 

아무래도 브라이언과 같은 학원, 같은 반에서 같이 공부하던 나로써는 “공부 잘 하는 놈은 뭐가 다르나?” 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그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 보았다. 그리고 나는 3가지 특징을 알아냈다.

 

 시험 시작 2주 전부터 미련 없이 사교육 수업은 포기한다.  

 공부를 어떻게 할 지 계획을 자세히 세우고 그 때 할 일은 그 때 한다.

 평소 스케쥴러와 다이어리를 들고 다닌다.

 

사실, 1번은 누구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핑계로 부모님들께 자주 써 먹는 전략이다. 물론 어머니들은 아까운 학원비에 가슴이 시리지만, 정작 사랑하는 자녀들은 2번에 해당하는 과목당 학습 시간을 계획하는 일과 해당 시간에 진행할 공부의 범위를 계획하는 일을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간과해서 아무리 충분히 학원 수업을 빼 먹었어도 높은 내신 성적을 이뤄내지 못한다. 다들 공부해야 할 과목에 대해 시간과 공부량을 재대로 분배하지 않아 꼭 시험이 코 앞에 닥쳐서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되고, 심지어는 시험 바로 전날까지 손을 대지 못하는 과목이 발생하곤 한다. 물론, 이래서는 절대 상위 5%에 해당하는 우등생이 될 수 없다.

 

자신의 체력과 집중력을 과신 하지 않는다. 하루에 3과목 정도를 돌려 가며 하루가 아닌 며칠에 걸쳐 공부한다. 마치 “공부 기술”의 저자 조승연이 설명한 방법과 비슷하다. 집중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은 우리 기억 회로에 과부하를 주지 않고 공부라는 자극을 여러 횟수에 나눠서, 그러나 정기적으로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충분히 여유를 두고 학습 범위를 설정하고, 해당 범위를 다 했으면 과감히 책을 덮고 쉬어 준 다음 다른 공부를 시작한다. 예를 들면 “아, 오늘은 세계사를 파고, 내일은 국어를 조져야 겠다.” 는 식으로 공부를 해버리면 처음 몇 시간은 열심일 순 있어도 절대 끝까지 계속 치열할 수는 없다. “오늘은 4시까지 프랑스 혁명을 마스터 하고, 30분 정도 아파트 한 바퀴 뛰고 6시 까지 어제 공부 시작한 한자를 끝내고, 내일 국어는 현대 시를 하면 되겠다. 그 다음날 소설을 다루면 되니까.”와 같이 시험 준비를 50M 달리기보다는 5KM 쇼트 마라톤 정도로 생각하면서 공부해야 상위 5%가 될 수 있다. 이 정도 수준이면 코넬과 로잔을 제외한 다른 톱 호텔학교에서도 돋보이는 학습 능력이다.

 

그러나, 상위 1%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우등생들 중에서도 돋보여야 한다. 만약 당신의 성적이 고등학교에서 상위 1%라면 코넬대학교를 노려볼 만 하고, 로잔의 경우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서도 확실히 돋보이는 점수이다.  

 

상위 1%의 학생과 5%에 해당하는 학생의 차이는 비록 단기간의 시험 계획은 둘다 훌륭하게  세우고 시험 성적도 언뜻 보면 별반 차이가 없지만, 결국 중학교를 졸업할때,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입시 성적에서 확연한 차이가 난다는 점에 있다. 1%에 해당하는 수재들은 중학교 혹은 고등학교 3년 간의 장기적인 할 일 목록(To-do List)를 세운 후, 해 단위로 조금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학기 단위로 더욱 세부적인 계획을 플래너(Planner)에 세운 후, 매 월 해야 할 공부와 과외 활동을 각 주별로 스케쥴러(Scheduler)에 분배해서 실행한다. 그리고 매일 해야 할 숙제나 공부량은 다이어리(Diary)에 적혀 있다. 보통은 플래너를 구매하면 스케줄러와 다이어리가 모두 포함되어 나오기 때문에 큰맘 먹고 두꺼운 플래너 하나는 반드시 구매하는 편이 좋다.

 

1%의 학생들이 플래너를 활용하는 이유는 다분히 명문고에 진학하고 톱 호텔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주 목적이라기 보다는 평소 수업을 들으며 예습과 숙제를 위한 시간 할당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장기적 목표 달성을 위한 관리(Macromanage)와 단기간의 학습 효율을 위한 관리(Micromanage)가 모두 가능하다는 뜻이다. 사실, 요즈음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에서 여러가지 다이어리 앱, 플래너 앱, 스케줄링 앱 등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독자들께서 번거로우시더라도 약간의 사비를 들여 들고 다닐 수 있는 실물을 권한다.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근처 서점이나 문구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내가 굳이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이유는 하나다.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내가 원할 때면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펜으로 직접 그림과 삽화를 그려 더욱 창의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데, 이는 절대적인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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