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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경영학

Real Estate 2016. 6. 4. 02:11

레스토랑 경영 수업은 수많은 호텔 경영 수업 중 단일 수업 시간으로는 가장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다. 현재는 다행히 일주일에 7시간 실습 시간 단 하나만이 잡혀 있는 3학점 짜리 수업이지만, 내가 3학년 2학기였던 2013년도 초, 레스토랑 경영 수업은 당시 4학점 짜리 수업이었다. 일주일에 75분 짜리 수업 1개에 7시간 짜리 실습이 있는 말도 안되는 과목으로 해마다 강의 마지막에 있는 학생들의 수업 평가에서 비상식적으로 긴 수업시간에 대해 맹렬한 비난을 받아왔었다. 일례로, 내가 2학년 때 수강했던 일반 화학 수업은 50분 짜리 수업 3개에 3시간 짜리 실험 시간 만으로도 4학점이나 주었고, 같은 학기 수강했던 요리 이론과 실습 수업도 75분 짜리 수업 2회에 실습 4시간 만으로 4학점이나 주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강도 높은 수업이 지속되었다.

 

각설하옵고, 레스토랑 경영학의 이론 파트는 레스토랑 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신입생 시절 식음 서비스 운영 수업과 겹치는 내용이 있었다. 수업은 순수하게 레스토랑 경영에 관한 이론들도 많이 있었고, 관련 사진들도 많이 있었지만,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실습 수업에서 있었던 일들과 실습 수업의 사진들, 그리고 요리들을 보고 자신들을 돌아보는 내용이었다. 이론 수업에서는 특별히 어려운 내용이 없을 뿐더러, 현재는 이 부분이 사라졌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레스토랑 경영 수업의 꽃은 바로 실습 파트이다. 실습 부분은 요리 수업처럼 요리 실습실(Culinary Lab)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더욱 특별한 장소에서 이루어진다. 줄곧 외부인들, 심지어는 다른 학과 학생들 마저도 호텔 학교 학생들은 주로 호텔 학교의 본관인 스태틀러 홀 바로 옆에 있는 스태틀러 호텔의 초일류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타베르나 밴피(Taverna Banfi)에서 식사를 하냐고 질문하곤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스태틀러 홀에는 두 가지의 카페테리아가 있다. 아침, 점심, 그리고 저녁으로 운영되는 맥스 카페(Macs Cafe)와 점심 때만 운영되는 더 테라스(The Terrace)가 그 주인공들이다. 테라스가 점심 때만 운영되는 이유는 같은 공간이 저녁 때 이스트(Est.)라는 별칭으로 흔히 불리우는 디 이태블리쉬먼트(The Esablishment)라는 학생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Est.를 운영하는 학생들은 다름 아닌 레스토랑 경영 수업을 듣는 수강자들과 조교들, 그리고 쉐프들과 교수이다. 이스트는 실습 수업에 운영되는데, 실습 수업에서는 매 주 한 팀 씩 레스토랑의 경영진이 되어 하루 동안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기회가 있었다. 물론 바로 팀 단위 영업을 시작하지는 않고, 한 팀은 보통 3, 많게는 4명까지로 구성되었으며, 자신이 메뉴를 선택하고, 영업 일자를 선택하며, $25 내에서 인테리어 비용까지 학교가 부담하였다. 또한 다른 학생들이 운영 일자에 어떤 옷을 입고 올 지 까지도 결정권이 있었다. 한편, 실습 수업의 경우, 교육기간은 약 한 달이다. 나머지 세 달 동안은 순전히 매주 각 팀이 Est.를 운영하는 “경영의 밤(Management Night)”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 동안 많은 진도를 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수업 내용을 알아보자.

 

요리과학 수업의 간단한 복습

첫 실습 수업에서는 일단 2학년 시절 수강 했던 요리 수업을 복습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요리 실습실을 벗어나 실제 Est.의 주방에 입성해서 실습실과 다른 점과 운영 방법 및 인원 흐름에 대해 학습하고, 창고의 위치와 물품의 재고, 그리고 기본적인 요리 기법들에 대해 다시 공부하게 된다. 또한, 실제 레스토랑의 업무 분담에 대해 학습하기 때문에 향후 학생들이 직접 레스토랑을 진두 지휘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단순히 주방에서 겪을 수 있는 부분만 학습하지는 않는다. 레스토랑 매니저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기본적인 고객 서비스 주안점에 대해서도 학습하게 되는데, 비록 이 과목에서 학생들은 단 한 번만 경영의 밤을 맞이하지만, 고객에게 감동과 근사한 경험을 선사해서 다시 오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서빙과 홀 관리 기법에 대해서도 학습하게 된다.

 

고객감동의 복구와 유지

이번 주에는 저번 수업에 이어 고객 만족 기법의 연장선을 학습하게 된다. 이는 바로 고객의 불만족에 대처하여 고객의 감동을 복구하는 과정(Guest Recovery)이다. 고객은 물론 대부분이 자신들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기에 발생하지만, 문제를 일으키는 고객 때문에 레스토랑 매니저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따라서, 웨이터들에게 최대한 고객의 요청을 들어주되, 드문 경우 그들이 매니저급 인사를 찾을 시, 우리가 가서 손님의 화를 가라앉히고 자연스럽게 식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공부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는 직원들을 선발하고 팀 단위를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학습하게 된다. 물론 수업에서는 다른 수강생들이 번갈아가며 직원 역할을 했기 때문에 리크루팅에 대한 고민은 없었지만, 개개인의 역량을 신속하게 파악하여 효율적인 그룹 배치를 위한 교육을 받았다.

 

근무자 훈련과 관리

이번 주차에는 직원들을 훈련시키고 감독하는 방법에 대해 학습하게 된다. 물론 요리 수업에서 강조했던 주방에서의 규칙과 질서를 직원들이 잘 지키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하지만, 우리 레스토랑의 분위기와 의도, 목표 시장, 그리고 고객에 맞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지도 잘 감독을 해야 한다. 종합적으로 직원들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설립되어 있지 않다면 향후 음식 위생 및 안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직원들을 일일이 눈 여겨 관찰하고 지적하지 않는다면 손님들이 음식과 서비스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나서, 간단하게 직원들의 스케줄을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물론 실제 레스토랑 운영을 할 경우이지만, 잘못된 직원 스케줄로 인원 부족이 발생할 시 식음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하며, 초과 인력이 발생할 시 불필요한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식음서비스 비용관리

이번 주에는 음식의 비용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수업이 진행된다. 레스토랑 매니저로써, 우리는 홀에 비치되어 있는 기본 접시나 컵, 도구들 등 고객 구역에서 발생하는 비용 뿐만 아니라 음식의 원가와 정가와의 관계, 손익분기점, 각 메뉴별 이익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과정들은 결국 비용을 최소화하고 이윤을 최대화하기 위한 노력인데, 레스토랑이라는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이므로 레스토라터(Restaurateur)로써 반드시 기본적인 회계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레스토랑은 소송이 가장 자주 걸리는 비즈니스 중 하나 이기 때문에 레스토랑 매니저들은 가장 앞에서 업소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다분히 음식과 서비스에만 만전을 기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장이 법규를 잘 지키고 있는지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교과서>

레스토랑 경영 수업은 전통적으로 교과서가 필요하지 않다. 그 이유는 2014년 가을 학기부터 레스토랑 경영 수업에서 이론 과정이 제외되어 1주일에 1회 실습 수업을 하는 것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4학점짜리 특수과정이 3학점짜리 일반과정으로 정상화 되며(물론 일주일에 7시간짜리 수업에 3학점은 전혀 정상적이지 않지만), 이론 지식이 필요한 내용은 소책자(Course Packet)에서 유인물으로 대체되었고, PPT 슬라이드들 마저도 그 숫자가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 수업을 수강한 학생으로써 개인적으로는 교과서가 한 권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그 이유는 의외로 고등학교 시절 호텔 쪽에서 산학실습을 하거나 인턴쉽을 한 학생들은 많아도 레스토랑에서 근무해본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의외로 적기 때문이다. 특히나, 부유한 가정 출신의 동양계 유학생들이라면 더더욱 웨이터나 바리스타 등 소규모 식음 산업에서 소중한 경험을 해보았을 확률은 매우 적다.

 

내가 이 수업을 수강 중일 때 나는 다른 유학생들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한 번은 나와 친했던 독일 출신의 쉐프님의 오피스 아워에 가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때, 쉐프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이 바로 식음 관리 전문 출판사인 아틀란틱 출판 그룹(Atlantic Publishing Group)의 창업자 더글라스 브라운(Douglas Robert Brown)의 저서 The Restaurant Managers Handbook: How to Set Up, Operate, and Manage a Financially Successful Food Service Operation이다. 800페이지를 넘나드는 두꺼운 책이기 때문에 수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부분이 많이 있지만, 권당 $100는 기본적으로 넘는 값비싼 다른 과목의 교과서들과는 달리 $40달러가 채 안되는 굉장히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기에 구매를 적극 추천한다.

 

이 책은 첫 단원부터 여러 수업에서 인용되는 것으로 유명한데, 바로 레스토랑을 새로 설립하는 데 필요한 창업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창업계획서에 필요한 요소들, 제공하는 음식과 용역의 이해, 위치, 경쟁구도 분석, 가격 결정, 홍보와 마케팅, 재정 관리, 예산 관리, 관련 법률, 비치 설비, 그리고 은행 계좌 개설 등 다채로운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그 다음에는 레스토랑 인수, 프랜차이징 등 수업의 범위를 넘는 단원들이 등장하다가 기초 원가 관리 단원과 메뉴 제작 전략, 주방 관리, 그리고 HACCP등 수업 내용과 직결되는 부분이 다시 등장하게 된다. 물론, 그 후에는 주류의 관리, 운영원가 관리, 레스토랑 IT, 직원관리, 그리고 성과관리등 다양한 내용이 등장한다.

 

<과목에 대한 개인적 평가>

레스토랑 경영 수업은 사실 레스토랑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다면 전혀 어렵지 않다. 특히 학생들이 가장 까다로워 하는 부분은 레스토랑 내에서 하는 일 보다는 캐쉬어의 일과 주방에서의 일이다. 특히 계산할때 사용하는 결제(POS: Point of Sale) 시스템인 마이크로스(MICROS)를 사용해보지 않았다면 수행평가시 상당히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아무리 요리과학 시간에 좋은 성적을 받았어도 시간이 매우 부족하고 복잡한 주방에서는 당황했다가는 좋은 평가를 얻기 힘들다.

 

사실 나도 호텔에서는 오래, 여러번 일했지만 레스토랑에서 일해본 경험이 전혀 없어서 이 수업에서 상당히 고생했다. 다행히 우리 팀이었던 다솜이 누나와 브렛(Brett)이 잘 챙겨줘서 결과 자체는 좋았지만 당시 내가 너무 요리도 못했거니와 레스토랑 운영 자체에 너무 서툴러서 많이 폐를 끼쳤다. 지금이라도 이 자리를 빌어 진심어린 감사와 사과의 말씀을 전달하고 싶다. 경영의 날에는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결과가 매우 좋았는데, 각자의 친구들 외에는 전혀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당해 모든 팀들 중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우리팀은 미국식 일본 요리를 했는데, 정식으로는 치킨 가스에 동양식 과일소스, 에피타이저로는 우동, 그리고 후식으로는 바나나 프라이 퐁듀를 했다. 친구들 말로는 돈까스와 우동의 냄새가 워낙 강렬해서 바깥에서는 감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한다. 실제로 매출의 상당 부분이 테이크 아웃에서 발생했었다.

 

레스토랑 경영 수업이 있는 날은 점심먹고 들어가서 저녁시간에 나오기 때문에 매우 고되고 힘들다. 따라서 이 수업이 있는 날에는 일찍 자게 되어 운동이나 공부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스케줄을 짤 때 유의해야 한다. 아무리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같이 큰 시험이 없는 과목이라도 경영의 날 준비가 상당히 오래 걸리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경영의 날을 최대한 일찍 하는 편이 이로운데, 뒤로 갈수록 중간고사나 프로젝트, 그리고 기말고사 같이 타 과목의 중요한 행사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단 먼저 하게 되면 교수님들도 많이 도와주시기 때문에 오히려 더 쉽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뒤로 갈 수록 교수님들과 학생들의 기대가 커지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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