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동양인, 특히 한국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유난히 순위매기기를 좋아해서 등수별로 가치를 부여하는걸 즐긴다. 특히 대학의 순위는 서연고카포 서성한 중경외시이부 등 무슨 조선시대 왕이름 외우듯 달달 외워서 다닌다. 하지만 호텔학교의 경우, 호텔경영교육을 제공하는 나라 중 으뜸은 정통의 강호 스위스와 신흥 명가 미국을 꼽는다. 이 장에서 차차 설명하겠지만 미국과 스위스는 각국이 호텔학교에 대해서 굉장히 다른 교육 방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순위를 정해달라는 질문은 멍청할 뿐이다. 순위에 대한 정답은 각국의 3개교 가량을 제외하고는 순위가 큰 의미가 없다.” 이며, 3개교 마저도 스위스의 경우 로잔 > 레로쉐 = 글리옹이 그나마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확정적이나 미국의 경우 코넬을 제외하고는 난전에 난전을 거듭하기 때문에 순위도 각 조사기관마다 조금씩은 다르다.

 

사실,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각 나라의 톱 3개교를 제외하고는 11학년때부터 1년 반 가량만 준비 하면 누구나 합격할 수 있다. 그 이유는 호텔학교는 학생의 성적보다는 과외활동에서 드러나는 리더쉽과 서비스 산업에 놓여진 관심을 더 중요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호텔경영학 교육으로 가장 유명한 두 나라, 미국과 스위스의 학교들의 톱 3 만 알아보고자 한다. 물론, 이 순위는 여러 공식적인 기관들에서 나온 순위와 내 주관적 지식을 종합하여 결정되었다.

 

1. 미국

    코넬대학교

    네바다대학교 라스베가스교

    미시건주립대학교

 

2. 스위스

    로잔호텔학교

    글리옹고등교육원

    레로쉐국제호텔경영학교

 

미국의 3대 명문 호텔리어 사관학교의 설립년도는 코넬대(1922), 네바다대(1967), 미시건주립대(1927)로 상당히 오랜 역사를 지녔다. 평균 1939년에 세워진 셈이다. 이는. 스위스 3대 명문 학교인 로잔(1893), 글리옹(1962), 레로쉐(1954)의 평균이 1936년을 조금 넘는 것을 감안하면 두 나라가 가진 고등호텔교육의 전통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합격율을 비교하자면, 6개 학교들 중 수치상으로 아이비리그인 코넬이 가장 입학하기 힘들다. 그 다음은 실무 세계 1위의 로잔스쿨이고, 그 다음은 미시건 주립대를 꼽고 싶다. 이 학교의 경우, 학생들은 일단 엘리 브로드 비즈니스 컬리지에 합격을 해서 성적이 좋은 학생들만 2학년때 브로드 스쿨 산하의 호텔학교로 전과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넬의 경우, 2011년 가을까지만 공식적인 지원자 수와 합격생 수를 발표했다. 그 해, 호텔스쿨에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남자 280, 여자 479명으로 총 759명이었는데, 그 중 합격편지를 받은 학생들은 남자 105, 여자 102명이었다. 다시 말해, 남학생들의 37.5%, 여학생들의 21.3%만이 합격생이 된 것이다. 그래서, 같은 점수여도 남녀 성비라는 함정 때문에 여학생들이 같은 조건을 가진 남학생보다 훨씬 뛰어나야 한다. 물론, “에이, 그래봤자 200명 가량 차이인데 그렇게 큰 차이는 아니네”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호텔 학교같은 프로페셔널 스쿨의 경우 미국 고등학교 학생들은 몇몇 한국 학생들처럼 무차별적으로 찌르는 식의 지원을 하지 않기 때문에 허수 지원자는 거의 없다. 그리고 2016년 현재, 학부 전체 지원자가 7,000명 이상 급등했고, 따라서 호텔학교에도 지원자가 많이 늘어나서 경쟁은 훨씬 심화되었다.

 

그렇다면 2011년 합격생들 중 실제로 교정에 발을 디딘 학생들은 몇이나 될까? 실제 스태틀러 홀에서 열린 신입생 환영회에 초청된 남학생들은 모두 88명이었고, 여학생들은 87명이었다. 합격통지서를 받은 소년들의 83.8%, 소녀들의 무려 85.3%가 코넬에 입학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당시 하버드대학교에 합격한 학생들 중 75.5%만이 하버드를 선택한 사실을 감안했을 때 80%를 훌쩍 넘는 학생들이 다른 쟁쟁한 대학을 제쳐두고 코넬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대단한 일이다. 나는 이런 골수팬들로 인해서 코넬이 지금 이 자리에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여하튼,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는 한 학년 신입생을 200명 내외로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시 말해, 코넬대 전체가 3,000명이나 되는데도 간판학과에 입학하는 학생이 6.7%밖에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는 한 학년에 5,750명인 네바다대학 학생들 중 13% 750명이 간판학과인 호텔경영학과에 재학하는 것과 상반된다. 미시건주립대만큼은 호텔경영단과대의 한 학년 규모가 200명 정도로 코넬과 같이 소수정예 교육을 한다고 한다. 한 학년에 9,500명이나 되는 학교인데 말이다. 그 만큼 아무에게나 호텔경영학 학사학위를 주지 않는 학교로 유명하다.

 

유학생 커뮤니티 또한 세 학교가 많이 다르다. 네바다대학 라스베거스 교 측에서는 부인하겠지만, 호텔학교가 워낙 유명한 탓에 학교의 모든 관심이 사실상 하라 컬리지(William F. Harrah College of Hotel Administration)에 집중되어 있다. 게다가 90년대 이후로 급격히 탄탄해진 한국의 인맥층과 미국에서 2~3위를 다투는 높은 명성 탓에 대다수의 한인 학생들은 호텔경영학과에 진학한다. 그렇기에, 한국에서의 동문층이 두터울 수 밖에 없다. 호텔 관련 매거진을 보면, 실제로 네바다대 동문회 현장이 매거진 전면에 실린 적도 허다하고 한국의 UNLV 동문회도 유명하다.

 

공대와 건축학, 경제학, 경영학, 미술 등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전공들이 해마다 미국에서 톱 10안에 드는 코넬의 경우, 호텔경영학을 전공하는 한국계 학생들은 많지 않으며 한인 유학생들은 손에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호텔경영학과 동문회(Cornell Hotel Society Korea)는 각국의 동문회들 중 가장 높은 동문 참석률로 유명한데, 이는 동문 수를 감안했을때 정말 대단한 일이다. 한편, 미시건주립대는 공급망 관리학, 커뮤니케이션학, 패키징, 그리고 심리학 등의 과목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탄탄한 경영학부까지 있다. 그리고 호텔경영학과는 경영학부에 합격하고 성적이 높은 학생들만 전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네바다 대학교의 하라 컬리지보다 입학하기 더 어렵다. 이런 이유들로 미시건 주립대는 네바다대보다는 코넬대와 더 비슷한 한인학생문화를 가지고 있다. 일단, 한국인들이 다양한 전공에 분포되어 있다는 사실부터 이를 증명한다.  

 

그렇다면, 미국 3대 호텔 학교들의 학부 커리큘럼은 비슷할까? 세 학교의 필수 과목(Core)중 공통분모만 찾아보더라도 사실 정말 많다. 다음 보기를 참조하자.

 

  서비스 산업학 개론(Introduction to Hospitality)

  레스토랑 경영학(Restaurant Management and Operations)

  초급 회계(Introduction to Accounting)

  인적자원관리(Human Resources Management)

  마케팅(Marketing)

  호텔경영법(Hospitality Law)

  전략적 경영(Strategic Management)

  산학실습(Hospitality Internship)

 

그리고 더욱 괄목할만한 사실은 스위스의 3대 명문 호텔 학교들도 수업의 명칭은 조금씩 차이가 있어도8개 과목들 전부가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특히, 여기서 가장 중요한 과목은 단연 산학 실습, 즉 인턴쉽인데 학생들이 얼마나 좋은 인턴쉽을 잡느냐에 따라 학교의 이미지와 명성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산학 실습 과목은 각교의 자존심이나 다름없다. 특히 이론과 실무의 조화는 여느 명문 호텔 스쿨에서나 볼 수 있는 특징이다. 다만, 미국의 호텔교육은 귀납적(Deductive)이고, 스위스의 호텔교육은 연역적(Inductive)이다. 쉽게 말해 미국의 호텔교육은 탄탄한 경영이론을 중시하여 고급 경영기법을 수업으로 학습하고 향후 인턴쉽에서 배운 이론을 적용하도록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비해 스위스의 호텔학교들은 실무 위주의 교육을 진행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의 체험과 경험 속에 녹아있는 이론을 배우게 하며 나중에 이를 수업 혹은 과제의 형태로 복습시킨다. 물론 각 나라의 교육법이 정반대인 만큼 장단점이 뚜렷하다.

 

스위스의 경우, 어느 호텔학교나 첫 해는 이렇게 디테일한 것까지 가르쳐야 하나 싶을 정도로 서비스 산업의 하나부터 열 까지를 가르친다. 이는 어떠한 인턴쉽을 얻더라도 바로 현업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또한 4학년 중 2학기 가량은 캠퍼스에 전혀 오지 않고 자신이 진짜 학생이 맞는지 헷갈릴 정도로 서비스 산업의 일선에서 실무를 배운다. 로잔은 아예 입학 첫 해를 1학년이라고 하지 않고, 호텔을 비롯한 서비스 산업의 가장 기본을 다진다고 해서 준비 학년(Preparatory Year)라고 부르며, 학교에서의 두번째 해를 1학년(Year 1)이라고 한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호텔 학교들은 각교의 경영대학원 교수들과의 협력으로 앞선 일반경영 과목들 준비한다. 학생들은 이를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는데, 이런 일반경영과목 외에도 각 대학은 모든 전공의 학생들이 수강해야하는 교양 과목들을 1, 2학년 때 상당수 배정한다. 따라서, 학생들은 호텔 특화 과목들 외에도 이런 교양 과목들과 일반경영 과목들을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절대 봄 학기와 가을 학기를 인턴쉽을 하는데 쓰기 힘들다. 업무 경력이 굳이 필요하다면 여름 방학 중에 경험을 쌓거나, 아예 한 학기를 통째로 쉬고 알아보아야 한다.

 

코넬의 경우, 모든 전공의 학생들이 체육 2과목과 작문 세미나(Freshman Writing Seminar) 2과목을 듣도록 규정해 놓았다. 수영 시험도 있어, 올림픽 공인 규격 수영장에서 150m를 쉬지 않고 수영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여름방학 때 연습을 미리 하지 않으면 1학년 때 수영 시험에 불합격 하는 수가 있다. 그럴 경우, 체육 1과목을 무조건 초급 수영을 들어야 하며 졸업 전까지 수영 과목에 합격해야 한다.

 

미국과 스위스의 호텔학교들은 어떤 일반경영과목들을 중시할까? 놀랍게도 많은 학교들이 다음과 같은 수업들을 학생들에게 강력하게 권장하거나, 아예 전공 확정(Major Declaration)요건으로 지정해 놓았다.  

 

  경제학 원론 (Principles of Economics)

  통계학 입문 (Introductory Statistics)

 금융학 개론(Introduction to Finance)

  비즈니스 영작문(Business Writing)

  엑셀 위주의 비즈니스 컴퓨터과학(Business Computing & Spread)

  초급 및 중급 외국어(Basic & Intermediate Foreign Language)

  부동산학 개론(Introduction to Real Estate)

  고교 3학년 수준의 대수학 및 기하학(Precalculus)

  일반 화학(General Chemistry)

 

세계를 대표하는 호텔 학교들은 최고 경영자를 양성해내는 사관학교이고, 그렇기에 다분히 생도들에게 호텔과 레스토랑 관련 실무 지식만 주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위에서 보듯, 호텔경영학 학사 학위를 얻기 위해서는 다채로운 학문들에 통달해야 하며, 그 어느 하나도 빠져서는 호텔업계 혹은 여타의 서비스업게에서 전문 경영인으로써의 자질을 잃게 된다. 바로 이것이 호텔학교가 왜 가혹할정도로 많은 과목들을 필수교양학문으로 지정해 놓았는지 말해준다. 미국과 스위스의 톱 호텔 스쿨들이 거의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8개 과목들 및 일반경영과목과 교양과목을 모두 수강했다는 전제 하에 비로소 학생들은 호텔 학교만의 특화된 서비스 산업 교육을 받게 된다. 이 때 비로소 호텔 및 레스토랑 교육등 호텔 학교만이 제공하는 독특한 수업을 받게 된다. 톱 스쿨들은 전부 학사과정과 과목들을 홈페이지에 공개해놓았기 때문에 선택과목들에 관심이 있다면 직접 각교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꼭 찾아보도록 하자.

 

또한, 만약 호텔학교를 지원할 의향이 있다면, 방학이나 여유 시간을 이용해 내가 앞서 설명한 과목들을 조금씩이라도 공부하는 편이 낫다. 사실 톱 호텔스쿨의 학생들은 여느 금융학 전공자들을 능가할 정도로 빡빡한 학사일정을 보내야 한다. 조금씩이라도 호텔학교 관련 과목들을 미리 준비한다면 대학 지원서를 쓸 때 다른 지원자들보다 훨씬 더 깊이 있는 에세이를 쓸 수 있다. 이로써 지원자는 호텔학교에 대한 관심이 피상적인게 아닌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것임을 증명할 수 있다. 또한, 입학 후 다른 학생들에 비해 월등히 수월하게 학사 일정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과외 활동에 투자할 여유가 많아진다.

 

그렇다면 미국과 스위스 각국의 톱스쿨 입학전략이 어떻게 되느냐고 궁금해하실 분들이 있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어느 호텔학교나 전략은 같다. 안정적인 학사평균을 유지하고, 서비스 산업 관련 직무경험을 쌓고, 리더쉽 활동이 있고, 봉사활동 시간이 충분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지원하는 학교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입학심사관이라면 공부는 잘하는데 자기 학교에 대해 관심이 없는 학생을 뽑겠는가? 답은 이미 정해져 있을 뿐이다. 지원하는 각 학교에 대해 학문적, 그리고 환경적 특징은 빠삭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