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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스위스에서 모든 교육과정을 영어로 제공한 첫 번째 호텔학교가 어느 곳이냐고 하면 자신있게 레로쉬 국제호텔학교라고 대답하면 된다. 사실, 레로쉬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반세기 훨씬 이전부터 시작하였다. 1940년대, 브루쉬(Bluche)에서 자란 클리바즈(Clivaz) 4형제가 있었다. 이들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절경에 속하는 알레취(Valais)빙하와 론(Rhone)협곡을 놀이터삼아 자랐다. 그리고 1952, 마르셀(Marcel)과 장피에르(Jean-Pierre) 클리바즈는 어린이들을 위한 스키 캠프를 시작했는데 그 인기가 워낙 높아 학부모들이 차라리 학교를 설립해서 아이들을 가르칠 생각이 없겠냐고 제안할 정도였다. 따라서 창업자이자 교육자였던 클리바즈 형제들은 인근 대도시인 제네바에서 외국인 거주자들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자 이들의 수요에 눈높이를 맞출 국제적인 교육기관을 설립할 계획을 새웠다.

 

그들은 결국 그들의 자택 근처에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는데 성공했고, 스위스 최초로 국제 보딩스쿨을 설립하였다. 알레취의 아름다운 풍경에 녹아있는 이 학교는 미국교육과 유럽교육을 모두 충족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였다. 레로쉬, 즉 바위(The Rocks)라는 이름을 가진 이 학교는 195460명의 학생들에게 중학교육과 고등교육을 제공하였다. 남학생들은 레로쉬에서 거주했으며, 여학생들은 프레 플뤠리(Prés-Fleuris)에서 머무르게 되었다. 또한 학교 이름을 로쉬 국제학교(Ecole des Rosches)로 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1960년 중반이 되자, 학생수는 60개국에서 온 220명으로 증가했고, 특히 미국과 이란 학생들이 많았다. 마르셀과 장피에르는 둘 만이서는 급증하는 학생들을 감당하기 힘들었고, 곧이어 프랑수아(Francis)와 로저(Roger) 클리바즈도 다른 형제들을 돕고자 교육사업에 뛰어들었다.

 

1970년 초, 클리바즈 형제들은 클럽메드와 포시즌스의 설립, 홀리데이 인의 800번째 호텔 건축 등 점점 늘어나는 거대 호텔 회사들과 인터컨티넨탈의 비즈니스 라운지 및 호텔 레스토랑의 비투숙객용 입구 개발과 시에가스의 객실내 미니바 영업 개시와 같이 기술적인 부분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경험하였다. 따라서 그들은 호텔과 관광 분야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느꼈고, 당시 불안정하고 격변하는 세계 정세와는 달리 중립국으로써 안전하고 안정적인 스위스에서의 교육사업에 전망이 매우 밝다고 예상하였다. 1979, 로쉬 국제학교는 레로쉬 호텔관광학교(Les Roches Hotel and Tourism School)로 변신하게 되었고, 국제교육을 중시했던 창립자들의 철학에 따라서 스위스에서는 유일하게 영어로 호텔경영교육을 제공하는 학교가 되었다. 당시 호텔산업은 60년대 못지 않게 격변하였는데, 중국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문호를 열고 중동 석유산업의 급진적인 발전을 한 데다가 세계 호텔 전문가 의회가 처음으로 개최되는 등 여러 변화가 있었다.

 

1983년 중고등학교는 문을 닫고, 클리바즈 형제는 전적으로 호텔관광교육에만 투자하기로 했다. 한편 1985년 메인빌딩의 화재로 인해 인근 3곳의 호텔에서 교육이 대신 진행되었고, 1987년 스위스 호텔 연합의 인증을 받고 새로운 캠퍼스가 완공되었다. 그리고 1991년 뉴잉글랜드대학연합에서 전문대학으로 인정을 받은 것에 멈추지 않고, 스페인 마르베아(Marbella)에 분교를 건축하였다. 1997년에는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학사 학위에 이학학사(Bachelor of Science)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2000년 실반 국제 대학 연합(Sylvan International Universitties)은 레로쉬를 구입하였다. 이 실반 연합은 2004년 로리엇 교육 재단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같은해 레로쉬 또한 지금의 이름으로 명칭이 바뀌게 되었다. 그리고 이듬해 2005년 정식 고등교육기관으로써 미국의 대학과 동등한 지위를 갖추게 되었다. 따라서 학부 과정 뿐 아니라 호텔경영학 석사, MBA, 그리고 자격증 과정까지 갖추게 되었으며, 나중에는 중국 상해에 진장(Jin Jiang) 국제 호텔과 연합하여 레로쉬-진장 캠퍼스를 열게 되었다. 이 캠퍼스는 중국을 배우려는 외국 학생들과 국제화된 호텔교육을 배우려는 현지 학생들로 가득 찼다.

 

앞서 말했지만 레로쉬는 스위스의 호텔학교계의 고려대라는 비공식적인 명칭으로 한국학생들에게 유명하다. 고급 휴양지 인근 번화가에 위치해 있는 글리옹의 두 캠퍼스와는 달리 알파인 산자락의 스키장과 골프장 인근에 있는 레로쉬가 글리옹보다 더 스위스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시작 자체가 호텔이라 인근 지역의 유동인구가 많을 수밖에 없는 글리옹과는 달리 레로쉬는 중, 고등학교로 시작하여 캠퍼스 분위기가 휠씬 통일된 분위기인 데다 스위스 캠퍼스도 글리옹처럼 분리되어 있지 않고 브루쉬 한 곳에만 있어서 더 교외적이고 학구적인 분위기가 난다. 21개 동에 달하는 기숙사 클러스터만 보아도 글리옹과는 사뭇 다른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또한 학부과정도 글리옹보다 더 미국의 호텔학교들과 비슷한 느낌이다. 레로쉬는 글리옹과는 달리 문과 학위 없이 경영학 학위 하나만 제공하는 호텔경영학 학사학위(Bachelor of Business Administration in Hotel Management)만 보유하고 있다. 다만, 학생들의 입맛에 맞게 다음과 같이 7개의 학과 내 전공(Concentration)이 있다.

 

o  스파와 헬스 관리(Spa & Health Management)

o  창업(Entrepreneurship)

o  금융(Finance)

o  마케팅(Marketing)

o  혁신과 환경친화(Innovation and Sustainability)

o  요리경영 관리(Culinary Business Management)

o  행사관리(Event Management)

 

전공이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레로쉬가 글리옹보다 더 미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사실을 알수 있으며, 따라서 미국 학생들 또한 전체의 8%나 된다. 또한 글리옹과는 다르게 멀티캠퍼스 옵션이 없고 아예 글로벌 서비스경영(BBA in Global Hospitality Management)이라는 독립된 학위가 있다. 이 학위과정의 경우 1학기는 스위스에서 객실수업을, 2학기는 중국에서 서비스수업을, 그리고 3학기는 스페인에서 주방수업을, 그리고 5, 7학기는 스위스에서 경영수업을 배운다. 수업이 진행되는 5학기 동안 학생들은 같은 학년 학생들과 항상 어디서나 같이 수업을 듣게 되므로 낮선 국가에 왔다고 하더라도 같이 모험을 해줄 친구들이 있는 셈이다.

 

커리큘럼의 경우, 7가지에 달하는 특화를 내가 모두 설명하여 페이지 수를 늘리기 보다는 양심적으로 레로쉬 코리아 홈페이지로 안내하고 싶다. 역시나 친근한 우리말로 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만, 글리옹처럼 레로쉬도 모든 학사 과정이 3학기와 5학기에 인턴쉽을 하게 되어 있다는 사실만 기억하자. 또한, 모든 학문을 나머지 다섯 학기에 걸쳐 점진적으로 가르치는 글리옹과는 달리, 레로쉬는 다음과 같이 학기와 분야를 맞추어 따로따로 가르친다.

 

o  1학기 서비스(Service)와 객실부서I(Rooms Division I)

o  2학기 주방(Kitchen)과 객실부서II(Rooms Division II)  

o  4학기 운영(Administration)

o  6학기 경영 일반(Management I)

o  7학기 경영 전공(Management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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