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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량적 분석기법론

Real Estate 2016. 6. 4. 02:28

처음에 이 수업이 내 스케줄표에 올라왔을때, 나는 정량적 분석이라는 이름이 주는 분위기 탓에 공급 사슬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나 물류(Logistics)관련 수업인줄 알았다. 하지만, 첫 수업에 가 보니 이 수업이 더도 덜도 아닌 통계학 입문 수업임을 알게 되었다. 통계학의 경우, 고등학교 시절 AP 교과목에 없어서 독학을 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 당시 수학과는 조금 다른 개념의 학문을 이해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 고등학교의 “확률과 통계”처럼 호텔경영학과의 정량적 분석 기법 또한 확률론과 통계를 균형있게 가르치는 것으로 유명한데, 우리는 그 밖에도 엑셀을 이용한 통계학적 자료 창출 또한 심도 있게 학습했다.

 

사실, 통계학은 2학년 과목 중에서 호텔 학교 학부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 중 하나이다. 한국에서 수학의 정석같은 어려운 교재로 확률과 통계 공부를 했거나, 고등학교에서 AP 미적분학 혹은 물리학 이라도 수강을 했다면 수리적인 감각이 유지라도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AP 수학이나 과학 과목을 수강한 학생들이 호텔 학교에서는 의외로 굉장히 드물다. 대부분이 고교 시절 화학이나 생물을 공부했다고 한다.

 

현재 정량적 분석 기법은 총 3가지의 독립된 분야로 나뉘어 있다. 아무래도 우리 수업이 입문 수준의 강의이기 때문에 확률보다는 통계가 두 배 정도 범위가 넓다. 사실 중급 통계 이상으로 넘어가면 아무래도 확률 부분이 급격하게 어려워지지만, 호텔 학교의 수업의 경우 다변항미적분(Multivariable Calculus)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물론, AP 미적분 수준의 예시는 교수님들이 자주 보여주시지만, 시험에는 미적분을 쓰는 문제가 절대 출제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3가지 독립된 수업 내용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사실 호텔경영학과에서 배우는 정량적 분석 기법 수업은 응용통계학 입문 과정으로써 문리과대학의 기초 통계학 수업보다 어렵고, 진도도 훨씬 빠르다. 따라서, 수업을 들을 때 질문을 자주 하고 강의를 절대 빼먹지 말도록 하자.  

 

통계학의 개념과 자료, 그리고 경영학으로의 응용

첫 주차에는 통계학의 정의는 무엇인지, 비즈니스 상황에서 어떻게 통계학이 응용되는지, 자료의 종류는 무엇이며 수급 방법이 무엇인지 학습하게 된다. 특히 첫 주차에서는 표본(Sample)과 모집단(Population)의 의미와 개념을 학습하며 기술통계학(Descriptive Statistics)와 추론통계(Inferential Statistics)의 차이를 배우게 된다. 처음에는 기술통계학적인 개념부터 학습하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으며 경제학이나 회계학, 금융, 그리고 마케팅에 통계학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간단하게 학습하게 된다.

 

확률(불확실한 상황이며, 불확실성에 대해 완전한 지식이 있음)

두번째 주차부터는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수학 1에서 배웠던 경우의 수, 순열, 그리고 조합에 대해 학습하게 된다. 사실 특목고를 준비했다면 아마 특목고 대비 교재나 경시교재에서 이미 높은 수준의 확률 공부를 했을 것이므로 대학 확률은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기본적인 확률 지식을 갖추고 나서는 통계학과의 다리가 되는 부분인 확률변수, 분포, 분위값, 평균, 그리고 분산을 구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게 되며, 산업공학 수업에서 자주 나오는 조건부 확률과 베이즈 이론에 대해 학습하게 된다.  그리고 기저율의 오류, 결합 분포, 공분산, 상관관계, 그리고 독립성에 대해 학습하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중심극한정리에 대해서도 학습하게 된다.

 

통계 1: 순수 응용 확률(불확실한 상황이며, 불확실성에 대해 완전한 지식이 있음)

통계학에서 기존의 관점은 평균과 같은 모수(Parameter)를 상수이지만 알려져 있지 않은 것으로 보고, 값이 알려져 있지만 무작위 확률변수인 관측치(Statistic)를 이용하여 모수를 추정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관점과 약간 다른 베이즈 추론에 대해 학습하게 되는데, 베이즈의 통계학은 사전 확률과 확률 간격을 이용한다. 우리는 모수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이 불확실성을 확률분포로 표현하여 모수가 어떤 확률분포에서 얻어진 값으로 간주한다. 이렇게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분포를 사전분포(Prior Distribution)라고 칭하며 이후 관측치를 얻어 그 숫자를 보고 모수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를 갱신하여 모수에 대한 새로운 분포를 얻는다. 이를 사후분포(Posterior Distribution)이라고 한다. 사실 이 부분은 1학년 학생들에게는 상당히 이론적이고 어려워서 교재에는 간략하게만 설명이 되어 있고 숙제 또한 그렇게 어렵지 않다.

 

통계 2: 응용 확률 (불확실한 상황이며, 불확실성에 대해 불완전한 지식이 있음)

베이즈의 통계학을 넘어섰다면 확률의 응용에 대해 학습하게 된다. 빈도주의적 신뢰도 측정과 신뢰구간이 바로 지금 나오는 개념으로 매우 중요하고 시험에서도 반드시 출제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나서 가설과 검증법에 대해 학습하게 되는데 이 부분도 엄청나게 강조되어 주말 숙제 전체가 이 부분을 다루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연습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반드시 오피스 아워에 가서 확실하게 개념을 이해하는 편이 좋다. 특히 가설과 검증법은 통계량의 충분성(Sufficient Statistics), 그리고 통계검정의 효용성(Most Powerful Test)과 같은 수리적 성질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각 문제가 무척 길다. 그리고 나서 단순회귀분석과 다중회귀분석을 학습한다. 회귀분석은 통계학의 꽃이기 때문에 기말고사에서 상당히 강조되는 부분이다. 특히 다중회귀분석은 인류생태학교나 문리과대학, 그리고 산업노동대학의 기초통계학 과정에서 나오지도 않기 때문에 반드시 수업을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교과서>

고교 시절, 혼자 공부할 욕심에 학교 도서관에 가서 확인해본 결과 통계학 입문에서는 닐 와이스(Neil A. Weiss) 교수님의 저서 혹은 프렘 만(Prem S. Mann) 교수님의 저서가 가장 탁월했다. 두 저서 모두 통계학 입문(Introductory Statistics)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명서들인데, 대학생들 뿐만 아니라 고등학생 이상이면 충분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써진 책이다. 실제로, 한국에서 AP 통계학 학원을 다니면 이 두 교수님의 책들 중 하나를 많이 사용한다.

 

아무래도 통계학이란 학문은 수학과 달리 이론서만 공부하면 쉽게 내용을 망각하기 일쑤다. 따라서 나는 당시 고등학교 수학선생님의 추천에 따라 교보문고 광화점에 가서 조셉 힐리(Joseph F. Healy)교수님의 저서 또한 구매했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은 실제 응용 가능한 실증적 조사(Empirical Research)를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는 실용적인 교과서이다. 실제로, 이 교과서는 코넬대학교의 인류생태학교(College of Human Ecology)의 정책관리학과(Policy Analysis and Management) 휘하의 통계학 수업에서 정식 교과서로 사용하고 있는 유명한 책이기 때문에, 관심있는 독자들은 참고 바란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의 정량적 분석 기법 수업의 교과서는 무엇일까? 바로 “켈러의 경영경제 통계학(Statistics for Management and Economics)”이다.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시절에는 8차 개정판을 사용했으나, 내가 대학교 4학년 때 내 후배들은 2014년 출판된 10차 개정판을 사용하였고, 현재는 한국에서 번역서까지 나와 있다. 1999년 초판 이래, 이 책은 다른 통계학 책과는 다르게 엑셀을 활용한 실제 비즈니스 업무와 흡사한 문제들을 다루기 때문에 호텔경영학과에 최적화된 통계 교재라 할 수 있다.  

또한, 엑셀만을 이용해서는 분석할 수 없는 다양한 통계분석을 엑셀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추가기능 소프트웨어까지 제공해서 R이나, STATA, SAS, 혹은 SPSS같이 고가의 혹은 어려운 소프트웨어를 굳이 이용하지 않고도 통계분석 기법을 실제 사례에 활용할 수 있다.

 

사실 이 책이 와이스나 만 교수님의 저서들처럼 이해하기 쉽지는 않다. , 독학서와는 살짝 거리가 있고, 수업을 들으며 예제들을 풀어나가는 전략이 더 합당한데, 다행히 정량적 분석 기법 수업의 숙제들이 교과서의 문제들과 매우 흡사하다. 또한 수업에서 교재에 있는 그림과 표, 그리고 경영 관련 예시들을 많이 차용했기 때문에 부교재로 이용하면 좋다.

 

<과목에 대한 개인적 평가>

2학년이 들어선 후부터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학문적 한계까지 도전하고자 했고, 나는 공학 대학원 진학을 마음먹었다. 그래서 향후 들을 공학 통계학의 바탕이 될 이 과목을 신경 써서 듣기로 했다. 마침 한 학기 전에 받은 교과서 구입 요망 리스트에서 내가 고등학교 시절 공부했던 교과서를 수업에서도 부교재로 사용해서 수업 전에 미리 예습을 하기 딱 좋았다. 수업 주교재인 교수님의 노트는 수업에서 일일이 빈칸을 채워야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는데, 그래서 수업에 졸았던 날 마다 교과서를 펴고 공부해가며 빈칸의 내용들을 채워나가곤 하였다.

 

매주 있는 통계학 과제는 객관식이 없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더 난처했던 사실은 2개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모두 주관식이었고, 시험 난이도 역시 각각의 과제들보다 어려웠다. 해마다 첫 중간고사에 평균 학점을 급락시킬 안타까운 점수를 얻는 학생들이 무수한데, 다행히도 나는 수학에 뛰어난 공대 친구들에게 자문을 얻고 교과서의 예제들까지 꼼꼼히 공부한 결과 만족할만한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통계학은 팀 프로젝트가 없는 거의 유일한 과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혼자 공부하면 절대로 안 될 과목이었다. 그 이유가 매 주 있는 10문제 가량의 숙제를 하는데 만약 혼자 독파하려고 시도하다가는 7시간은 걸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제가 수업에서 배운 이론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 호텔 및 레스토랑 관련 업계의 응용된 문제들이 많아서 조교들이 진행하는 오피스 아워에 가지 않으면 숙제에서 좋은 점수를 내기가 매우 힘들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마다 조교들이 컴퓨터 실험실에서 대기를 하곤 했는데, 친구들과 나는 번갈아가며 오피스 아워에 참석해서 풀이 과정을 같이 고민하곤 했다. 물론 최대한 본인만의 과정으로 답을 찾아가려고 했으나, 수업의 특성상 일정 부분은 공유해야 한다는 점을 교수도 잘 알고 있어서 오피스 아워에서 함께 숙제하는 것을 말리지 않았다. 조교들은 예상 외로 힌트를 많이 주었고, 그렇게 힌트 조각을 맞추어가며 통계학이라는 학문의 큰 그림을 그려 나갈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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