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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클럽과 자매클럽

Real Estate 2016. 6. 4. 02:42

대학교의 진학하고 나서는 고등학교와 “가장 다른” 주거형 클럽이 있다. 흔히 고대 그리스 문자로 지어진 이름 때문에 그리스 단체(Greek Community)라 불리어지는 형제 클럽(Fraternity)와 자매 클럽(Sorority)이 그 주인공들이다. 일례로, 미국에서 최초로 그리스어 이름을 가진 형제 클럽은 파이 베타 카파(Pi Beta Kappa)인데, 동아리의 모토 앞글자를 땄다고 한다(Φιλοσοφία Βίου Κυβερνήτης; Love of wisdom is the guide of life; 지식에 대한 열망이 삶을 인도한다). 사실 면접을 통해서 들어가는 “클럽”이라기 보다는 삼국지연의의 유비와 관우, 그리고 장비가 맺은 도원 결의처럼 의형제를 맺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형제 클럽이 주는 장점들이 많이 있으며, 사교를 중시하는 호텔학교 학생들 중에는 형제클럽과 자매클럽 회원이 굉장히 많다.

 

  1. 평생 동안 지속되는 우정
  2. 다양한 봉사 활동 기회
  3. 학문적 동행의 기회
  4. 저렴한 주거비
  5. 장학금 수령의 기회

 

흔히 프랫(Frat)이라는 애칭으로 통하는 형제 클럽과 자매들의 집(Sisters House)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자매 클럽은 스위스 소재 학교들에서 볼 수 없는 미국 대학만의 독특한 문화이다. 각각의 명칭은 형제(Brother)를 뜻하는 라틴어 Frater와 자매(Sister)를 뜻하는 Soror에서 유래한다. Fraternity”는 박애(Philanthropy)라는 의미 또한 가지고 있는데, 프랑스 혁명의 정신 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가 영어로 “Liberty, Equality, Fraternity”로 번역이 된다.  

 

보통, 이 클럽들은 수십 년에서 백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뉴잉글랜드 풍의 고풍스러운 클럽 전용 저택을 사용하고 있다. 나는 다른 유학생들보다 외국인 친구들이 많아서 그들을 따라 이 형제클럽 저택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파티에 참석해 보았다. 각 저택에서는 에세이 컨테스트 등 각종 학문 경진대회나 봉사 캠페인도 운영하곤 하는데, 나도 종종 참가해본 경험이 있다. 보통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동양인 전용 하우스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형제 자매 클럽 저택은 멋진 외관을 지닌 뉴잉글랜드풍 외관에 호두나무나 마호가니, 은행나무 등으로 멋스럽게 꾸며진 내부를 소유하고 있었다. 특히 벽 곳곳에는 수 십년 전 기수의 클럽 멤버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는데, 친구 중에는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형이 같은 하우스의 졸업생인 적도 있었으며, 호텔학교 교수님들 중에도 형제 클럽 동문들이 몇 명 있다.  

 

형제클럽과 자매클럽은 보통은 그리스어로 이름을 지어 독특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개중에는 별 뜻이 없는 이름을 가진 하우스들도 많고, 예일대학교의 Skulls & Bones나 코넬의 Seal & Serpent 등 영어 이름을 가진 하우스들도 있다. 또한, 이름의 뜻이 클럽만의 비밀인 경우도 있다(물론 검색하면 다 나오지만). 보통은, 이들은 단순히 한 학교에만 있는 게 아니라 전국적인 지부가 있다. 지부의 이름도 그리스어로 지어지는데, 코넬에서 가장 유명한 형제 클럽인 Psi Upsilon의 경우 Chi 지부(Chapter)에 속해 있다. 원래 이 클럽은 1833년 뉴욕주의 유니언 컬리지(Union College)에서 처음 설립되었고, 코넬에는 43년 후인 1876년 발족 했다. 일반적으로 형제 클럽의 하우스에서는 금요일 오후부터 파티를 준비하는데, 이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물품이 작은 드럼통(Keg)에 담겨진 맥주와 미니 칵테일(Shot)이다. 조명이나 음향 시설은 신촌의 거리 공연에서나 족히 볼 법한 장비들이 등장한다. 부유한 형제클럽은 심지어 형형색색의 자외선 형광등 및 DJ 부스, 그리고 엄청나게 고가의 오디오도 보유하고 있다.

 

자매 클럽은 비교적 조용하나, 형제 클럽은 아무래도 사교를 중시하는 취지 탓에 세간에 음주가무 및 각종 추태를 비롯한 크고 작은 범죄들로 물의를 빚은 적이 많다. 해마다 형제 클럽에서 과음이나 가혹행위, 그리고 총격으로 사망자가 발생한다. 물론 대다수의 대학에서는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형제 클럽이 파티를 여는 시간에 교내 경찰들이나 응급 처치사들을 저택 근처에 배치시킨다. 또한, 놀기만 하고 내실이 없다는 평가가 많아서 요즘은 자주 기금 모음 운동(Fund Raising Activity)과 각종 장학금 컨테스트를 개최하여 기성세대의 안좋은 편견을 바꾸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 때, 형제 클럽들은 결연을 맺은 자매 클럽이 있기 마련인데, 이들 사이에서 한쪽이 자선 활동을 하면 다른 쪽에서 반드시 참석해 끈끈한 우정을 보여주곤 하였다. 일례로, 같은 과 친구인 잉그리드(Ingrid)가 암 판정을 받았을 때, 모든 자매들 및 연계된 하우스의 형제들이 남녀노소 힘을 합쳐 강의들을 돌아다니며 치료 기금 운동을 한 적이 있다.

 

더 재미있던 사실은 각각의 하우스들의 도서관에는 각 전공별로 책장이 있고, 그 책장에는 각 전공별로 몇 년간의 노트와 시험지가 구비되어 있었다. 해당 하우스의 형제만이 그 자료를 열람할 수 있고, 각 전공의 형제들끼리 같은 수업을 듣거나 같은 전공 관련 동아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늦여름에서 초가을만 되면, 소파를 바깥의 잔디밭으로 빼서 맥주 한 캔을 들고 여자아이들을 초대해 수다를 떨거나 바베큐 파티를 하곤 한다. 호텔 학교 미국인 친구들 중 아는 녀석들이 거의 대부분 가장 인기 있는 형제 클럽 회원들이어서 바베큐 파티에 몇 번 놀러갔다. 이런 바베큐 파티에는 나이 지긋한 분들도 있는데, 이들은 100% 코넬에서 학부를 나온 교수들이자 이 형제 클럽의 동문들이다.

 

각각의 하우스들은 공식적으로 대학에 등록된 거주 공간으로써, 대학의 관리를 간접적으로 받는다. 개인적으로 코넬은 카파 하우스(Kappa Alpha Theta)라는 자매 클럽의 여학생들이 가장 아름다운데, 내 동기생들은 그 중에서도 유난히 예뻤다. 나는 기숙사 친구들과 학교 수업을 통해 몇몇 자매들과 친해지게 되었고, 그 중 친분이 있는 리아(Leah)와 시에라(Siera)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자기 하우스 담당 셰프 및 청소 해주시는 메이드들까지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란 기억이 난다. 그 정도로 대학은 세심하게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에 관여한다. 물론, 주말마다 이뤄지는 파티에 캠퍼스 경비대원들을 보내는 것도 학교의 몫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회비와 입회비를 제외하면 숙박 비용은 다른 옵션들보다 월등히 저렴하다. 만약 걸출한 인물이 하우스 내에 있다면 회비를 면제해주거나, 수업료를 보조해 주는 등의 경우도 보았다.

 

이런 장점 때문에 코넬과 같은 교외 혹은 시골에 위치한 학교들에는 그리스 단체들에 가입하는 학생들이 매우 많다. 코넬의 경우 25 ~ 30% 사이를 왔다 갔다 하니 실로 많은 숫자가 형제들 혹은 자매들이라고 보면 된다. 무려 70여 개의 하우스들이 있으니 말 다했다. 물론, 이렇게 인기 있는 그리스 단체들은 형제 클럽은 명백한 단점 또한 많이 있다.

 

o  신입 신고식(Hazing)

o  인종 차별(Racism)과 동성애 공포증(Homophobia)

o  음주 강요(Alcoholism)

o  열악한 주거 환경(Bacchanalian Society)

 

사실, 2번의 경우는 그 문제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형제, 자매클럽 회원들이 부유한 백인 집안에서 자랐고, 적어도 3년을 같이 지내야 한다는 점에서 동성애자들이나 외국인들에게 호의적이기는 힘들다. 물론 선발시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입회를 거절하면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 사실 요즈음 자매클럽에서는 인종에 상관없이 예쁘고 영향력있으면 합격이 가능하며, 형제 클럽 또한 타 인종들에 대한 제한이 많이 사라졌다. 3번은 가장 흔히 일어나는 풍경이다. 아무래도 피가 끓는 20대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기에 고등학교 시절 답답함을 마음껏 해소하기에는 술과 파티 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과정에서 술을 잘 못하는 친구들에게도 맥주와 보드카를 퍼 먹이는 일은 비일비재 하다. 4번은 3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아무래도 목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파티의 존재감 때문에 잠을 이루기 힘들다. 그리고 화장실로 이어지는 복도부터 시작하여 이어지는 구토물과 윗층과 옆방에서 들리는 신음 소리와 침대 움직이는 소리 때문에 고통스러울 것이다. 이 소리의 근원이 궁금하다면, 힌트를 주겠다. 노출이 과한 의상을 입은, 적당히 술에 달아오른 젊은이들이 모여 있다. 무엇을 할 지는 여러분이 예상하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나는 1번이 최대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거의 해마다 미국에서는 가혹한 신입 신고식에 관한 신문 기사가 나가곤 한다. 몇몇 클럽들은 대학생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희귀하면서도 해괴한 짓거리들을 한다. 물론 모든 형제 클럽이나 자매 클럽이 이런 또라이 같은 의식을 시키지는 않는다. 내 교포 친구도 코넬 내에 있는 아시아계 형제 클럽에 가입할 때, 신입 신고식의 의식을 거쳤다. 자세한 내용은 비밀이라 누설할 수 없다고 했지만 팔굽혀펴기 같은 건전한 의식도 있고, 그리스 알파벳 다 외우기 등 상당히 교육적인 의식도 있으니 큰 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다. 또한 형제들의 이름과 별명, 그리고 신상정보 외우기 등 군대에서 선임들이 흔히 시키는 의식도 있으다. 따라서 상식 밖의 일은 시키지 않는 좋은 형제 클럽이나 자매클럽도 다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그리고 여학생들은 자매 클럽에 가입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추천한다. 형제 클럽들과 정말 냉정히 비교해 자매 클럽의 신입 신고식은 평균적으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훨씬 견딜만하다. 한국인들의 경우, 내 경험 상 클럽 활동에 그래도 적극적인 남자 유학생들에 비해 여학생들은 과외 활동에 대한 참여율이 훨씬 낮았다. 자매 클럽에 가입하는 것 만으로도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고 손쉽게 이력서를 채울 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다만 형제 클럽에 비해 여학생들의 영향력, 즉 출신과 외모 등 약간 피상적인 부분도 많이 본다는 평가가 있다. 또한, 유명한 자매 클럽에 들어가는 것은 같은 수준의 형제 클럽에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형제 클럽에 비해 아시안계나 라틴계, 그리고 흑인 등 소수 인종 출신들이 월등히 많기 때문에 도전해 보기를 바란다.

 

실제로, 내 호텔 학교 유학생 친구들이나 후배들도 최소한 트라이 델타(Tri-Delta)같은 상위권 자매 클럽에 입단했고, 심지어는 알파 파이(Alpha Pi)나 델타 감마(Delta Gamma)나 카파 알파 세타(Kappa Alpha Theta)같은 최상위권 자매 클럽에 들어간 처자 들도 있다. 그런 여자아이들 중에는 아니나 다를까 모델 출신들이 많았다. 실제로, 호텔 학교에 재학 하는 백인 여학생들이나 백인 학생들과 잘 어울리는 동양계 혹은 라틴계 여학생들 십중팔구는 자매 클럽에 있다고 보면 된다.

 

더 웃긴 사실은, 내가 정말 예쁘다고 생각한 외국인 여학생들 전원이 위에 언급한 3대 자매 클럽에 가입되어 있었다. 사실 그 이유는 각 하우스들이 더 예쁘고 영향력 있는 여학생들을 뽑기 위해 직접 접촉하여 입회를 권유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각 하우스들의 인기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매클럽의 순위는 사실상 회원들의 인지도와 인기, 인맥, 그리고 미모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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