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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다대학교는 원래 1874년 네바다 주정부의 헌법에 의거하여 엘코(Elko)에 네바다의 주립대(State University of Nevada)라는 명칭으로 설립되었다. 이후 1885년 리노(Reno)로 이전하면서 이름을 네바다주립대학교(Nevada State University)로 바꾸고, 네바다 주의 유일한 4년제 대학으로 고등교육을 80여 년간 선도하였다. 1906년에는 학교 이름이 또 바뀌어 현재의 명칭을 가지게 되었다. 한편 네바다 대학교는 규모가 워낙 커서 1957년 북부 캠퍼스(Northern Campus)와 남부 캠퍼스(Southern Campus)로 나뉘게 되었는데, 남부 캠퍼스가 결국 1965년 분리되어 독립된 대학인 네바다대학교 남부 사단(University of Nevada, Southern Division)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4년후인 1969년, 북부 캠퍼스의 명칭은 네바다대학교 리노교(University of Nevada, Reno), 남부 캠퍼스의 명칭은 네바다대학교 라스베가스교로 변경되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지금부터 이 책에서는 혼동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상세하게 알아볼 네바다대학교 라스베가스교를 UNLV라는 영문 정식 약칭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UNLV는 기술과 과학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기로 유명하지만 사실상 네바다에서 유일한 치과대학과 유일한 로스쿨인 보이드(William Boyd) 법학대학원, 리 경영대학원(Lee Business School), 그리고 호텔학교인 하라 컬리지(William Harrah College of Hotel Administration)이 사실상 학교의 주력 멤버라고 할 수 있다. 하라 컬리지는 특히 UNLV의 한인 학생들 대부분이 속해있다고 보면 되는데, 그 동문층이 외국 호텔 학교로써는 국내에서 가장 크다. 2001년 처음으로 한국 총동문회가 열린 이후, 현재 한국에서만 500명의 동문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 본교의 학장과 총장까지 자주 참석할 정도로 본교의 관심이 매우 높다.
비록 모교인 UNLV의 명성이 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나 미시건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그리고 버지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처럼 정상급 주립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은 아니지만, 하라 컬리지 만큼은 라스베가스의 메인 스트립과 고작 2.5 km 거리에 있다는 엄청난 지리적 이점으로 미국에서 코넬의 호텔스쿨을 위협하는 거의 유일한 학교라고 생각하면 된다. 코넬이나 미시건 주립대학교 근처에는 호텔이 거의 없는 반면, UNLV 인근에는 무려 12만 5천개의 객실과 수 백개의 레스토랑, 거대 컨벤션 센터들과 경매쇼장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실무적인 교육의 질과 인턴십 기회의 양에 있어선 타 톱스쿨들을 압살한다. 또한 이러한 업체들로부터 UNLV는 어마어마한 기부금을 매년 받는데, 이는 유명한 동문들의 영향이 크다.
여러분 중에는 미국의 톱 스쿨 중 유독 UNLV만이 사람 이름을 딴 학교명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것이다. 사실, 윌리엄 하라는 뉴욕 증권거래소에 이름을 올린 첫번째 상장 카지노 회사의 설립자이다. 이 회사는 1937년 작은 호텔 하나로 시작해서 현재는 시저 엔터테인먼트(Caesars Entertainment)라는 이름을 가진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현재 세계에서 4번째로 가장 큰 카지노 회사이며 무려 50여개의 카지노와 호텔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매출은 자그마치 86억 달러에 달한다. UNLV의 호텔학교는 정확히 1967년에 발범하여 1969년 호텔 컬리지(College of Hotel Administration)라는 명칭을 가지게 되었는데, 윌리엄 하라 회장의 사후 11년이 흐른 1989년 미망인인 하라 부인이 5백만 달러를 학교에 기부하며 지금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2007년에는 하라 재단에서 역대 네바다 주 대학기부금 사상 최대금액인 3천만 달러를 기부하며 새로운 교실과 연구소, 그리고 학생회관을 설립하게 되었다.
하라 컬리지는 2006년도에 싱가포르 국제 분교를 개관했는데, 특이하게도 이 국제 분교는 싱가포르 국립도서관(National Library of Singapore)의 10층과 11층에 위치하고 있다. 그 규모는 작지만 내실 있는 프로그램들을 제공하는데, 그 예로는 호텔경영학 학부과정과 호스피탈리티 관리 학부과정, 그리고 최고경영자 석사과정(Executive Master’s Degree in Hospitality)가 있다. 이 분교에서는 하라 컬리지의 3, 4학년 강의들을 수강할 수 있는데, 강의 목록은 호텔경영과 마케팅, 식음관리, 그리고 호텔법까지 다양한 강좌들을 아우른다. 또한, 싱가포르는 중화권이라 영어와 중국어 모두를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라스베가스 본교에서는 호스피탤리티 홀(Hospitality)이라는 하라 컬리지 전용 건물을 새로 짓고 있는데, 2019년 경 이 UNLV에서 가장 최신형 건물이 개관하면 하라 컬리지가 MSU의 호텔학교와의 격차를 넓히고 독보적인 2위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다.
하라 컬리지는 UNLVino라고 하는 세계적인 명성의 포도주 시음 행사를 매해 4월 중순에 열고 있는데, 1974년부터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이루어진 이 이벤트는 하라 컬리지의 중요한 기금 모금원이 되어 학부생들과 박사과정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되고 있다. 보통은 근처 호텔에서 3일간 진행되는데 사흘 내내 와인 시음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사케나 맥주, 칵테일 혹은 스파클링과 같이 다양한 알콜 음료들이 준비되어 있다. 예를 들면 2016년 4월에 14일부터 3일간 오후 19시에서 22사이에 열린 행사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o 14일 - 샴페인과 스파클링와인 위주의 버블리셔스(Bubble-Licious)
o 15일 – 사케에 일본식(食)과 미국 요리가 제공되는 사케피버(Sake Fever)
o 16일 - 가장 유명한 더 그랜드 테이스팅(The Grand Tasting)
인터넷 예약시 하루에 $100, 현장 결제시 당일 $125 달러 가량으로 다소 고가이지만 술과 함께 특급 호텔에서 간단한 식사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메리트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더 그랜드 테이스팅의 경우 프리미엄급 와인과 라스베가스의 유명 레스토랑 음식, 그리고 UNLV의 요리학 전공자들의 작품들도 제공된다. 또한 사흘간 화려한 퍼포먼스를 해줄 인사들의 라인업도 유명한데, 2016년의 경우 버블리셔스엔 싱어송라이터 채드윅 존슨, 사케피버에는 록그룹 프랭스 앤 딘스, 그랜드 테이스팅에는 재즈가수 프랭키 모레노가 초청되었다.
학사과정의 경우, 영어발표수업, 환경과학의 기초, 비평적 사고 및 추론, 역사적 이슈와 근현대, 미국 정치의 기초, 기초통계학 등 다양한 필수교양과목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40학점이라는 끔찍한 기초교양과목들을 넘어서면 호텔경영학과 필수 과목들이 있는데, 사실 이 과목들은 어느 미국의 톱 학교들이나 비슷비슷하고, 다음 과에서 코넬의 호텔경영학 과목들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할 예정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겠다. 아무튼, 50학점 가량의 호텔 필수전공과목들을 모두 수강했다면 나머지 15학점, 즉 5과목 가량의 호텔 전공선택과목들을 이수해야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자유선택과목또한 최소 7학점 이상을 수강하여 졸업하기 전 총 120학점을 완수해야만이 학위가 수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있는데, 하라 컬리지는 정상급 호텔학교 답게 학생들에게 졸업장을 받기 위해서는 관련 업계에서 무려 1천 시간의 직무 경험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UNLV의 특별함은 빽빽한 학사일정에 한정되지 않는다. 학과 내 전공(Concentration)들이 다른 톱 호텔학교에서 보기 힘들 정도로 독특한데, 아무래도 라스베거스 한복판에 학교가 있다 보니 문화적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하라 컬리지에서 제공하는 전공들은 다음과 같다.
o 카지노 경영(Gaming Management) – 테이블 게임과 슬롯머신, 그리고 레이스와 같은 게임 안의 수학적 이론과 최신 경영 트렌드, 경영 전략에 대해 배우는 전공. 카지노 현금 흐름 시스템, 회계학적 분석과 규제, 마케팅, 카지노 디자인, 그리고 보안 시스템과 같은 지식을 배우게 된다.
o 만남과 행사(Meetings and Events) – 각종 학회나 컨벤션, 경매쇼, 그리고 특별한 행사 전문가를 양성하는 전공이다. 위치 선정부터 마케팅, 예산 관리, 그리고 실행 및 운영 과정, 내외부적 주요 구성원들과의 의사소통 기법까지 상세한 정보를 습득하게 된다. 온라인 과정이 많은 것으로 특히 유명하다.
o 레스토랑 경영(Restaurant Management) – 레스토랑과 식음 서비스 관리를 전문적으로 배우는 전공이다. 음식을 생산하고, 서비스하며, 마케팅하고, 조리 과정을 조율하면서 최신 음식 트렌드를 공부하고 재무 관리까지 수행하는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해야 이수가 가능하다.
o 프로골프 경영(Professional Golf Management) – 이 전공은 미국프로골퍼연맹(PGA: Professional Golfers’ Association)에서 인증을 받은 프로그램으로써 프로골퍼들을 양성하기 위한 산업적 서비스를 배우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시민권이 있고 미국프로골퍼연맹의 배경 심사를 거쳐 채용까지 되어야 PGA 멤버쉽을 부여한다. 이 전공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23학점 상당의 골프 관련 수업과 16개월간의 인턴쉽, 그리고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골프 실력 테스트(PGA Playing Ability Test)를 통과해야 한다.
또한 하라 컬리지는 리 경영대학원과 함께 진행하는 과정인 호텔경영학석사 – 경영학석사(MHA – MBA) 이중학위 과정으로 유명하다. 2년 동안 51학점을 수강하면 두 개의 경쟁력있는 학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부 유학을 가지 않았더라도 합격이 크게 어렵지는 않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