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호텔 개발과 계획

Real Estate 2016. 6. 4. 02:14

호텔 개발과 계획 과목은 호텔 운영(Introduction to Hotel Operations)과목의 확장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수업 명에 있는 호스피탤리티(Hospitality) 산업이 호텔만을 뜻하지는 않지만, 그 규모와 중요성 면에서 사실상 호텔을 건설하고, 개발하며, 계획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회와 문제들을 다루는 학문이다. 그래서 나는 번역을 할때 일부러 호텔 개발과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명칭에 대한 논쟁은 어짜피 의미가 없다. 학생들은 이 긴 수업명을 간략히 줄여 HDP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HDP는 응용력이 필요한 학문이다. 정확한 요구 설비를 준비하고, 산업의 추세와 동향에 발 맞추며, 밸런스 있는 디자인과 운영, 그리고 재무적인 발판을 정립하는데 경영자적 안목이 항상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교수님은 항상 주요 호텔 브랜드들, 주요 호텔 시장, 기본적인 재무 회계 지식, 그리고 객실 점유율(Occupancy), 평균 객실 단가(ADR: Average Daily Rate), 그리고 판매 가능 객실당 매출액(RevPAR: Revenue Per Available Room)과 같은 산업 전문 용어들에 대한 숙제를 초반에 자주 내주셨다. 이런 경영수학적 용어들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소유주의 관점에서 호텔 개발과 계획이란 시간적으로 적확하고, 비용최소화가 이루어졌으며, 양질의 업소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특이하게도 수업에는 건축학과나 디자인 학과 학생들도 있었는데, 그런 학생들은 기본 호텔 지식을 교육 받기 위해 교수님 및 조교들의 오피스 아워에 자주 참석하였다.

 

호텔 산업 관련 수업들이 모두 그렇지만, 아무래도 방대한 양의 정보를 한정된 수업 시간 내에서 배워야 하니 다른 과목들보다 집중력과 이해도, 그리고 암기력이 필요한 수업이다. 지금부터, 나는 광활한(?) 한 학기 분량의 수업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호텔의 종류와 사례

수업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설명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호텔의 종류에 관해 집중적으로 교육을 받게 된다. 1학년 때 호텔 운영학때는 호텔 브랜드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 상세하게 학습하고, 각 브랜드 휘하의 유명 호텔들에 대해 공부했다면 호텔 개발과 계획 수업에서는 도심 호텔, 부티크 호텔들을 포함한 디자인 호텔, 교외에 위치한 호텔, 다중 브랜드 호텔, 병원텔 같은 복합형 호텔, 리조트, 카지노 호텔, 컨벤션 호텔, 컨퍼런스 호텔, 장기 투숙형 호텔, 콘도미니엄, 휴가형 별장의 소유 및 교환 사용에 대해 학습한다. 그 중에는 한 호텔을 다른 호텔로 변환한 과정과 미래 지향적인 호텔 등 다채로운 호텔 사진들의 항연에 빠져들게 되는 한편, 이 많은 호텔들을 외워야 하는지에 대한 강박관념이 동시에 생긴다.

 

호텔부동산이 가진 특징과 호텔의 설립과정

호텔 부동산의 주기와 특징에 대해 학습을 하게 된다. 호텔 부동산은 달걀 법칙, 4가지 주기로 나뉘게 되는데, 초기 상승세(growing early stage), 중장기 상승세(growing late stage), 하락세(contracting), 그리고 복구세(stabilizing)가 그 종류이다. 그 이후에는 호텔 설립 과정에 대해 학습을 시작하는데, 먼저 호텔 개발 관련 주체들과 역할에 대해 배우게 된다. 당연히 이 부분은 호텔 운영학에서 호텔 소유권의 3가지 종류, 즉 프랜차이저(Franchiser)와 대리 경영자(Managing Company), 그리고 직접 소유자(Direct Owner)의 호텔 경영 방식 차이에 대해 기초적인 지식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다. 경영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건축 업체와 부속 업체들에 대해 공부를 하고, 위치와 시장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계약을 하고 투자자와 투자 업체들을 모집하는 부분까지 공부하게 된다. 당연히 법규적인 부분도 종합적으로 학습한다.

 

타당성조사와 분석기법

이번 주에 학습하는 중요한 내용은 바로 타당성 조사(Feasibility Study)이다. 타당성 조사는 호텔이 오픈해서 운영하기까지 전 과정을 면밀히 예측하여 2가지 단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바로 시장 타당성과 경제 타당성이다. 먼저, 조사는 해당 부지의 경제적 분석을 필두로 이루어진다. 이후, 조사는 업소 위치에 대한 분석을 거치고, 해당 지역의 풍수 지리까지도 상세히 연구하여 경제적 가치가 있는지 판단한다. 이후 인근 시장에 대해 분석해 잠재 고객층과 시장 접근성, 경쟁, 그리고 성장 가능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수집한다. 그 이후, 기술적인 타당성을 조사한다.

 

보통은 특수적인 상황이 아닌 이상 건축기술적인 부분에서 문제를 겪지는 않기 때문에 이후 운영 면에서 타당성을 논하는데, 이 또한 사실상 타당성 조사가 이루어지기 이전에 프랜차이즈와 대리경영, 그리고 직접경영의 한 범주에 이미 속해서 연구가 진행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 바로 재정적 타당성이다. 어떻게 투자를 유치할지, 아니면 자기 자본을 이용할지, 혹은 얼마나 이용할지에 대해 연구한다. 이러한 타당성 조사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교수님은 거의 4개의 수업을 할애해서 구체적인 조사 방법과 사례들, 그리고 사진들을 보여 주셨다.

 

시장조사와 개발결정의 요소들

이번에는 타당성 조사의 한 부분으로 있었던 시장 조사에 대해 조금 더 심화된 학습을 하게 된다. 일단 호텔이 설립된다고 가정했을때 객실 점유율을 어떻게 예상할지, 그 사례는 어떻게 되는지 학습을 하고, 해당 시장에서 경쟁 구도를 분석하게 되는데, 이 부분 또한 유명한 관광지들의 사례를 수업에서 배우게 된다. 또한, 건축 현장과 지역적인 특성을 분석하는 방법을 학습하게 되는데, 이때 해당 지역에 호텔을 세웠을 때 적용되는 주요 규정(Code), (Law), 그리고 규제(Regulation)을 잡아내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이외의 주요 개발 관련 결정 사항에 대해 공부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호텔의 기능적 구성(Programming)과 미적 구성(Designing)에 대해 학습하게 된다. 이 수업은 철저하게 사례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는데, 향후 있을 호텔 내부 조성에 많은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수업은 이 단원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텔 외부시설과 부지, 그리고 구조도

호텔이라는 사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호텔 부지와 건물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단원에서는 호텔 건축물 내 각종 공간들에 대한 대략적인 크기 측정법과 호텔이 보유하고 있는 시설들과의 조화를 학습하게 된다. 이 수업은 실제 유명 호텔 부지들을 바탕으로 토론식으로 진행되었는데, 호텔 내 위치한 각종 시설물들의 크기와 배치를 보고 호텔 부지를 예상해보았다. 또한, 호텔 건물과 부지, 그리고 시설물의 이상적 넓이와 실제 넓이와의 비교 및 대조를 해 보았다. 또한, 호텔 보유 객실 수나 호텔 건물의 크기와 높이를 보고 전체의 규모를 판가름해보았으며, 호텔의 등급 또한 예상하는 수업이 진행되었다. 그 다음 주에는 호텔 구조도를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학습했는데, 우리는 여러 가지 종류의 호텔의 구조 도안들을 보고 호텔의 각 부분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생겼을지를 그림만 보고도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호텔 객실배치와 객층 구성

만약 저번 주에서 호텔 구조도를 보고 건물의 개괄적인 구성을 파악했다면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객실에 대해서 학습하게 된다. 사실 객실 배치 방법은 호텔의 종류마다 틀리고 브랜드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실제 다양한 호텔의 객실층 사진들과 단면도, 그리고 구조도를 학습하였고 각각의 특성과 효율성에 대해 학습했다. 더욱 인상 깊었던 점은, 다분히 객층 구성에만 수업이 한정되지 않고 각 객실의 디자인까지 학습했다는 점이다. 호텔의 종류에 따라 객층의 구성과 디자인이 달랐던 것 보다 각 호텔의 객실 내부가 훨씬 더 각양각색인 것을 실감하게 된다.

 

공공장소와 사무실의 구성과 배치

이번 주차에는 공공 장소(Public Space)와 사무실(Back of House)의 구성에 대해 학습하게 된다. 호텔의 종류에 따른 객층과 공공장소의 비율 차이, 사무실의 효율적인 구성, 공공장소에서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사항들과 고객 흐름(Guest Flow)과 서비스 흐름(Service Flow) 관리법에 대해 학습하게 된다. 또한 효율적인 로비 구성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인데, 프런트 데스크와 엘리베이터, 그리고 입구를 그리는 삼각형의 마법, 로비 공간의 활용법, 그리고 고객의 첫인상과 고객 투숙 심리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게 된다. 그리고 호텔 개발과 계획 수업은 건축 계약과 과정 부분을 마지막으로 하는데, 이 부분은 실제 호텔의 소유주들이 많이 맞닥뜨리는 상황이고, 새 호텔 발전 과정에 참여하는 경우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실제 건축 계약서들과 실제 계약의 참여한 업체들과 인물, 그리고 회사들까지 포함되어 있는 케이스 스터디를 했다.

 

<교과서>

서비스 산업의 개발과 계획 부분의 교과서는 Hotel Design, Planning, and Development이다. 나는 2번째 개정판을 사용한 첫 번째 세대였는데, 당시 작가는 리차드 페너(Richard H. Penner), 로렌스 아담스(Lawrence Adams), 그리고 스테파니 랍슨(Stephani K. A. Robson) 교수님이었다. 랍슨 교수님은 세계적인 호텔 디자인 전문가이자 환경심리학자이며, 1993년 부터 이 과목을 담당하신 노교수이다. 이 책은 실제 수업에서 사용되는 도안들이 무수한데, 무려 120여 개의 스케치와 표, 그리고 400개를 훌쩍 넘는 컬러 이미지들은 최근 10년간 수집된 전세계 호텔들에 대한 자료들이다.

 

교과서는 일단 호텔의 종류들을 상세히 설명한다. 호텔의 위치별로 도심과 교외에 있는 호텔을 설명하고, 리조트와 카지노, 컨퍼런스, 그리고 컨벤션 호텔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콘도와 레지덴셜 호텔에 대해서도 설명되게 된다. 또한 호텔의 크기별로 부티끄 호텔에서 대형 호텔까지의 내용도 있으며, 개인 호텔과 체인 호텔에 대해서도 잘 설명되어 있다. 그 후, 본격적으로 호텔 디자인에 대한 내용이 등장한다. 부지 답사와 건축 양식 지정에서 계획 설정, 개발까지 새로운 호텔의 탄생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소개되고, 그 이후 객실층 디자인, 객실 디자인, 로비 및 공공장소 디자인, 총무실 및 백 오피스(BOH: Back-of-House) 디자인에 대한 내용을 다루게 된다. 마지막으로, 호텔 건축에 사용되는 건축학과 토목공학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이루어지고 나서 미래 건축 양식과 예측 및 환경 친화적 건축물에 대해 학습하게 된다.

 

수업에 사용되기 때문에 구매한 책이지만, 사실 이 책은 호텔경영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볼 만 하다. 고작 464페이지 남짓한 이 책은 사실 지금까지 내가 본 호텔 교과서 중에 가장 재미있었다. 일단 글이 적고 사진이 많아 마치 수업에서 사용되는 슬라이드를 그대로 책에서 보는 기분이었다. 또한, 세계 각지의 실제 호텔 부지와 건물, 그리고 부대 시설에 대한 내용과 사진, 그리고 유명 호텔들의 실제 도안들이 수록되어 있다.

 

<과목에 대한 개인적 평가>

이 수업은 직접 최전선에서 일하는 호텔리어들을 위한 과목이라기보단, 경영자적 관점에서 프로젝트 진행 순서, 컨셉트 및 공간 배치 계획, 외부 및 내부 디자인, 공학적 설계, 그리고 건설 주안점, 건축 예비 삽화, 그리고 건축 프로세스에 대해 고찰하는 학문이다. 개인적으로 호텔 운영 과목이 호텔에 관심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가리는 과목이라면, 호텔 개발 및 계획 과목은 호텔경영학과 학생과 다른 경영학과 학생들을 가리는 과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이 수업은 호텔리어의 커리어의 핵심이 되는 과목 중 하나이다.

 

매 수업은 다채로운 정보들이 쏟아져 나왔다. 첫 수업부터 숨가쁘게 다양한 호텔의 종류가 소개되고, 매 항목마다 서너 개의 관련 사진들이 나오는데 하나같이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각 국의 호텔들이 각각의 주제마다 등장하는데, 모두 독특한 차이점과 핵심적인 공통점을 지니고 있어서 75분에 달하는 수업 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실제로 사진들이 교수님이 직접 답사 하셨거나 호텔과의 교류를 통해 사진을 얻으셔서 가장 최신이면서도 정확하고, 귀한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항상 짜릿한 호텔 탐사를 하는 기분이었다.

 

굉장히 문과적인 주제들과는 달리 의외로 통계적 분석 기법과 수학적 분석 기법이 두루 사용되서 놀랐다. 특히, 4가지의 프로젝트는 상당히 까다로워서 조교들의 오피스 아워에 자주 참석했다. 객실점유율 예측기법, 호텔 주변 자연 환경 및 경쟁 구도 분석 기법, 호텔 디자인 브리핑, 그리고 호텔 객실 지도 해석 기법 등 4가지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매 프로젝트마다 5시간에서 10시간은 족히 걸렸던 기억이 난다. 시험 또한 상당히 많은 범위를 커버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준비 시간을 요한다. 쉬워보이는 과목명에 비해 의외로 A- 이상을 받은 학생들이 굉장히 드문 수업이기도 하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