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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운영학은 신입생들이 호텔 학교에 와서 듣는 첫 공식 호텔 관련 과목이다. 1922년 호텔 학교가 코넬대학교에 설립된 이래, 단 한번도 미국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우리 학교의 노하우와 정보, 그리고 산업과의 긴밀한 관계가 모두 압축되어 있는 우리 학교의 대표적인 과목이며, 모든 학생들이 신입생 혹은 편입 1년차에 수강해야 하는 필수 과목이다. 식음 서비스 운영학 또한 1946년 미국 최고의 요리학교인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가 코넬대에서 약 3시간 40분 거리에 세워진 이래 지속적으로 교류를 해온 자료와 정보, 그리고 노하우를 통해 미국 최고의 레스토랑 경영 입문 과정으로 발돋움해 왔다. 아무래도 수업 내용이 방대하기 때문에, 이 장에서 수업의 세세한 부분까지 소개할 수는 없지만, 우리 학교만의 독특한 수업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단, 호텔 운영학 부터 시작하겠다.

 

호텔은 국가를 불문하고 다른 문화와 민족이 만나는 공간이며, 다양한 음식과 국가가 있고, 3차 산업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써 인적 요소와 인간 관계가 호텔경영의 중요한 요소이다. 호텔 경영학은 일반 경영학의 공식적이고, 독립적인 파생학문인데, 호텔경영학만이 가지고 있는 경영상의 특성이 3가지 있다:

 

 무형상품에 대한 높은 의존도

 사시사철 끊임없는 접대 및 제공의 의무

 매출관리의 필수불가결성

 

그럼, 지금부터 각각의 내용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자.

 

무형상품에 대한 높은 의존도

호텔은 유형상품 못지않게 무형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손실을 최소화하고, 고객의 접점에서 용역을 재화에 더해 판매하여 높은 수익을 꾀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복합상품(재화 + 용역)을 단일상품화하는 협조체계가 필요하다. 객실과 식/음료 등과 같은 고정 자산도 중요하지만, 유형적인 서비스와 인적 서비스가 함께 제공될때 비로소 호텔 상품으로 탈바꿈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중 하나라도 부족하다면 경쟁력은 소멸한다.

 

사시사철 끊임없는 접대 및 제공의 의무

호텔은 숙박과 음식이 주 상품이기 때문에 365일 연중 무휴로 물적, 그리고 인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종사자들의 철저한 프로의식이 요구되며, 특히 매니저급 인사들의 끊임없는 관리 감독과 벤치마킹, 그리고 브랜드화()에 대한 노력이 절실하다. 만약 호텔이 주요 호텔 회사들의 매니지먼트나 프랜차이즈 계약을 맞었다면, 해당 회사의 경영 철학과 독창성에 충실하도록 모든 근무자들이 신경써야 하고, 고객에게 상품보다는 경험을, 경험보다는 감동을 판매하도록 해야 한다.

 

매출관리의 필수불가결성

호텔은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한의 이윤을 내는 수익 관리(Yield Management)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일단, 호텔의 위치는 한번 결정되면 이동이 불가하다. 또한, 고정자산에 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매우 크기 때문에 그 규모를 쉽게 늘리기 어렵다. 또한 수요가 많아도 한정된 객실 수만 판매 가능하며, 고객이 방문해야 주문과 판매가 가능하다. 호텔의 판매 사이클은 일일 단위이기 때문에 어제 판매하지 못한 객실은 그대로 영원히 실현 불가능한 매출이다. 쉽게 말해, 재고(Inventory)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위와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호텔 운영학에서는 다음과 같은 심도 있는 내용을 배우게 된다.

 

 호텔 산업의 시작과 발전

 최신 호텔 산업

 호텔 산업의 구조

 객실 여유 예측, 그리고 초과 예약

 다국적 예약 시스템

 개인 예약과 단체 예약

 고객 서비스 관리

 도착, 등록, 배정, 그리고 입실

 숙박료의 역할

 대내후불과 대외후불

 심야 감사와 마감

 호텔 관련 기술

 

이러한 호텔 경영의 기초적인 내용을 배우면, 호텔에서 일해본 경험이 많지 않거나, 한 부서에서만 일했던 학생들의 경우, 호텔의 전 업장에 걸쳐 전반적인 업무 내용과 과정, 그리고 관련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이렇게, 호텔에 대해 기본적인 내용을 학습했다면, 이제는 레스토랑 차례다. 식음 서비스 운영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식음 서비스 산업, 그리고 시스템적 접근

 식음 안전

 청결, 위생, 그리고 환경적 안전성

 메뉴 그리고 메뉴 엔지니어링

 구매

 수령, 저장, 그리고 재고관리

 생산

 서빙

 설비 계획과 디자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

 기구와 관련 장비

 작업 환경 관리

 업소 위계질서에 관한 고찰

 리더쉽

 인사 관리에 대한 간략한 소개

 재정적 관리

 간단한 마케팅 이론

 

<교과서>

호텔 및 식음 서비스 운영 과목은 교과서를 필수로 구매하도록 지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각각의 과목들 모두 추천 도서 목록을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하지만, 그들 중 몇 권은 호텔 교과서라기 보다는 자서전이나 일반 서적류였다. 호텔 경영이나 식음 서비스에 관심이 있다면 이미 읽었을 책들을 소개하기 보다는 이 책에서는 누구나 보지는 않을 교과서들에 대해 소개하고 싶다.

 

 호텔 운영: Check in, Check Out: 호텔 경영의 바이블

 Foodservice Management: Principles and Practices

 Managing Service in Food and Beverage Operations

 

한국에서는 호텔 경영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Check-in Check-Out: Managing Hotel Operations UNLV의 개리 발렌(Gary K. Vallen)교수와 애리조나 주립대의 제롬 발렌(Jerome J. Vallen)교수의 공저이자 세계적인 호텔 경영의 명저이다. 미국에서 CICO라는 이니셜로 유명한 이 교과서는 수익성 있는 호텔 경영을 위한 도서로 시작했다가, 산업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점차 여러 호텔 학교의 공식 교과서로 발전했다고 한다. 실제 호텔 운영의 기법들과 미래 동향까지 수록되어 있는 책은 사실상 호텔 경영 분야에서 가장 총체적인 정보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학생들은 고객 경험이 완성되는 과정에 기반한 직관적인 이해를 하게 된다. 예약, 도착, 서비스 구매, 퇴실, 선후불 처리, 그리고 기록 보관 등의 업무 뿐만 아니라, 객실 부서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와 프런트-객실의 연관성, 그리고 이 두 부서와 다른 호텔 부서들의 기능적 교류에 대해서도 학습하게 된다. 또한, 호텔의 국제화, 환경친화, 그리고 다양화 등 최근 추세들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식음 서비스 운영에는 준 페인-팔레이시오(June Payne-Palacio) 교수와 모니카 쎄이스(Monica Theis) 강사의  Foodservice Management: Principles and Practices도 유명한데, 개인적으로는 AHLEI(American Hotel and Lodging Educational Institute)의 연구원인 로날드 시쉬(Ronald F. Cichy)와 필립 히키(Philip J. Hickey) Managing Service in Food and Beverage Operations가 더 마음에 들었다. 충분한 연습문제들과 답안까지 준비되어 있다는 점은 학습하는 나로써는 큰 혜택이었다.

 

MS in F&B Ops라는 별칭을 가진 이 교과서는 우리 수업 내용과 비슷하게도 F&B 산업에서의 리더쉽과 팀워크, 스태프 채용과 유지, 주류 서비스, 메뉴 개발, 비품과 관련 도구, 설비 위생관리와 디자인, 그리고 법적 내용 등 중요한 내용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 되어 있다. 또한, 그 무엇보다 중요한 레스토랑의 분류에 대해서도 잘 설명되어 있는데, 고급(Fine 혹은 Upscale), 중급(Casual), 간소화된 중급(Fast Casual), 패스트푸드(Quick Service)등의 최신 내용들도 잘 기술되어 있다. 또한, 연회나 출장 뷔페같이 호텔이나 레스토랑 경영자들이라면 익숙한 부분에 대해서도 잘 정리되어 있다.

 

<과목에 대한 개인적 평가>

호텔과 식음 서비스 운영은 내가 코넬에 재학하던 당시만 해도 각각 2학점짜리 7주 과정이었다. 따라서, 학생들은 두 과정을 합쳐 14주 과정으로 4학점짜리 과목으로 취급하여 한 학기에 몰아 듣게 되어 있었는데, 내가 4학년 2학기, 즉 졸업하는 학기 때부터 각각의 수업이 3학점짜리 14, 즉 풀코스(Full Course)로 채택되었다. 교수님들께 그 이유를 여쭤보니, 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미국 1위이자 세계에서 입학하기 가장 어려운 호텔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경영학 교육에 비해  정작 호텔/레스토랑 산업에 대한 본질적인 교육은 다른 톱 스쿨에 비해 한 수 아래였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다시 말해서, 앞서 말했듯 호텔학교가 비즈니스 스쿨에서 독립된 분교로 진화를 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뚜렷한 호텔/레스토랑 업계에 대한 특화된 교육시간이 부족하여 오히려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는 평가였다.

 

실제로, 우리 호텔경영학과의 고학년들 중에는 서비스 산업에 대해 기본적인 상식조차 갖춰지지 않은 친구들이 상당히 있었다. 그래서 호텔학교를 졸업한 동문으로써 언제나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 다행히 학생들로부터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2학점짜리 과목인 정보시스템의 이해(Introduction to Information Systems)가 사라졌다. 또한, 이론 수업이 의미 없다는 평가를 받은 레스토랑 경영(Restaurant Management) 수업에서 일주일에 150분이라는 시간을 - 그것도 금쪽같은 아침 시간에 - 잡아먹었던 이론 과정이 사라지며 4학점에서 3학점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저학년의 탄탄한 기본 수업으로 그 공백을 메꾸어, 자원과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도록 한 점은 굉장히 획기적인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수업 내용은 기초 수업 답게 어렵지 않다. 다만, 암기할 부분이 상당히 많아서 학생들이 의외로 고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과목들인데, 평균 점수가 해마다 B-, 많아야 B인 과목이기 때문에 반드시 신경 써서 공부를 해야 A 이상의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이 수업에 등록되어 있는 학생들은 누구나 이틀의 시간을 내서 스태틀러 호텔의 객실팀이나 프런트에서 하루,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하루일해야 한다. 물론, 시간은 학기 중 휴일을 선택하게 되며, 몇 명씩 같이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친한 친구와 같은 시간에 하도록 조정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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